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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든 공시든 '해볼까?' 하는 생각에 시작하는건 위험.

그냥(61.33) 2009.10.16 10:09:55
조회 2052 추천 1 댓글 21

안녕?

어제 2차 합격 발표가 있었지...

감격의 눈물을 흘린 사람도 있을거고 내년을 기약하는 사람도 많을거고... 이번을 끝으로 수험생활을 정리하는 사람도 많을꺼야.

나 역시 이번 2차 낙방을 끝으로 4년간의 행시 수험생활 접고, 복학과 취직을 준비할려는 아저씨야.


나이 28, 국립 서울대학교 경제학 전공, 4-1학기 이후 장기 휴학만 2년, 학점 2점 후반, 770점짜리 토익 쪼가리, 1종 보통 운전면허, 워드1급, 한자3급.

통장 잔고 17만원정도, 06, 08, 09 3번의 1차합격, 5년 사귄 여친과 헤어진 후 얻은 큰 상처, 군필, 대구에서 작은 가게하시는 부모님.

한심하지만, 이게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 모든 \'나의 분해도\'야.


복학하고 24살때부터 행시 목표로 공부 시작했어. 학교 마치고 남들이 도서관 갈때 나는 학원가서 강의 듣고 하면서 공부 했어.

집안 형편이 좋진 않지만, 그래도 자식 공부는 끝까지 시켜준다는 부모님 덕에 별 고생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어.

열심히 했지... 고3 마지막 100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다들 기억해? 사당오락. 아니 삼당사락.... 다들 그렇게 죽도록 했을꺼야.

그때처럼 했어, 휴학한 2년을.. 하루에 10시간 이상 꼬박꼬박 주말에 가끔 여친이랑 영화보고 밥 먹고..

할줄 아는게 공부 밖에 없어서, 그래서 행시 시작했는데 난생처음 나에게 실패란 단어를 안겨준 놈이 될줄 몰랐어.

한 2년 열심히 하면 쉽게 붙을꺼라 자만했거든.

실제로 한 2년 하니깐 합격컷에 비슷한 점수로 2차 시험을 치루게 되더라.

그래서 난 될줄 알았지. 근데 안되더라구.

이 글은 합격수기도 아니며, 더군다나 수험 공부 방법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글도 아니야.

내 경험을 살려서, 주위에 수 많은 불합격자들을 봐오면서 알게된 fact들을, 멋모르고 수험 생활을 시작하려는 뉴비들에게 충고해주기 위한 글이야.


< 마지막 탈출구로서 행시를 생각하지마라. >
취업에 불리한 학과라서, 이상은 높으나 현실은 그닥이라서...
자기의 높은 이상을 찾기 위한 마지막 종착역으로서 고시 준비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합격할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돈과 시간을 나아가 인생을 허비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어.
실제로 행시 수험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허수는 흔히 말하는 3류대학 출신의 낮은 학벌의 학생들도 아니고,
머리 나쁜 학생들도 아니고, 장수생들도 아니야.
미래에 대한 확실한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행시 합격하면 출세하겠지\' 혹은 \'내 학점에 어차피 취직은 무리니깐, 기왕할꺼 고시에 인생배팅 해보자\'
하는 식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한 수험생들이 아닌가 싶어.
취직이 안되서 고시 준비를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출세의 수단으로서 고시 준비를 한다...
어리석은 생각이지.
취직조차 힘든 사람이 \'고등고시\'를 합격할 수 있겠어?
단순히 출세 수단으로 고시를 생각하는 사람이 합격할 수 있겠어?(더러 있더라 ㅋ)
정말 하고 싶었다면, 오래전부터 고시를 바라보고 있었다면 몰라도 궁여지책으로 고시를 선택한다면
괜한 낭비만 할 뿐이니깐 절대 수험 생활을 하려고 하지마.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걸 알면서도, 거기다가 리스크를 극복할만한 툴도 없는 사람이 고시를 시작한다면 인생 쫑나는 지름길을 선택한걸로 밖에...

< 시험 시작하면 열심히 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지마라 >
합격권에도 도달 못해보고 수험 생활 3,4년 후딱 날리고 결국 중소 자영업체로 들어가는 케이스들의 큰 공통점이 아닌가 싶어.
진짜 죽을 힘으로 수험 생활을 했지만, 실패한 케이스는 나중에 어떻게든 다른 길을 찾더라고...
근데 이런 경우는 답이 없어.
내 주위에도 꽤나 많거든?
고시 준비함에 앞서 가장 중요한게,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알아내는 거야.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노력할 수 있는지, 공부에 취미는 있는지 등등.
행시에 학벌이 필요가 없긴 하지만, 왜 매번 특정 학교들의 합격자 비중이 높게 나오는지 생각해봐.
고3 시절... 유혹하나 제대로 떨치지 못해 수능 공부 안한 케이스라면 고시 공부는 당연히 아웃 될수 밖에 없어.
\'난 머리는 좋으니깐 하면 될꺼야..\'라고 착각하는 종자들이 이 부류에 가장 많은듯해.
(학창시절 농땡이 부리면서 쉬쉬 공부해도 흔히 말하는 명문대에 입학한 사람도 정말 많어.
하지만 본인 정녕 그렇지도 아니하면서 머리 좋다고 하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정말 궁금하더라. 수험생활하면서 많이 봤어 이런애들-_-)
어쨋든 고시에서 중요한건 머리가 아니야. 어느 정도 베이스가 되는 머리만 있다면 그 뒤부턴 노력이야.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이 말이야.
평소때 노력하지 않은 자신을 안다면 고시생활 시작하면 무엇인가 달라질꺼라 기대하지마.
수험 초반에는 누구나 열심히 한다.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다시금 농땡질하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될꺼야...
이런 사람들은 앞으로 남은 인생도 매우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절대 발도 들여놓지 말길! 
세상에 갈길이 얼마나 많은데, 본인이랑 가장 맞지 않는 고시를 택한다면 말 그대로 바보라고 해도 되겠지? 한림 강사들 주머니 채워주는 바보들.


< 특정 과목이 매우 싫다면, 과감히 접어라. >
난 재경직 수험생이었어. 고등학교도 과학고 졸업했고, 전공도 경제학인 이유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치학은 죽어도 싫었기 때문이야.
같은 직렬 수험생들 대부분이 이런 이유로 선택한 경우가 참 많지...
근데 말이야... 수험 공부 해보니깐 행정법도 좀 싫더라? 재미도 없고... 열심히 하긴 하는데 잘 되지 않는 공부.. 그런거 있잖아.
이런 경우에는 수험생활 과감히 접고 다른 길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어.
본인은 경제학은 매우 강한데 다른게 젬병이다, 재미 없다.
본인은 행정법은 매우 강한데 다른게 젬병이다, 재미 없다.
이러면 안돼... 힘들어...
적어도 행시에 있어서는 특정 과목에 뛰어난 수험생 보다는, 두루두루 평범 이상으로 잘하는 사람이 유리하거든...
아무리 자신의 전략과목이라고 해도 득점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야. 공부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컷 점수 미만으로 좌르르륵 떨어지구 말이야...
특정 과목이 매우 약하다.. 재미 없다.. 하면 그 과목에 엄청난 시간이 투자될수 밖에 없지. 아니면 아예 포기하던가(=이말은 즉 합격포기).
후자는 당연하고, 전자라면 더 골때려....
그냥 고만고만하게 전과목 다 파고들수 있는 사람이 못되겠다 싶으면, 낮은 합격률에 인생걸지 말고 그냥 다른길 찾아보길 바래.

< psat 한번 안쳐보고 수험생활 시작하려는 자들 >
다행히 난 psat은 무난한 편이었어.
psat 에서 피토하는 사람들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저게 왜 안될까 싶기도 하고...  안타깝더라구.
psat이 힘들다, 점수가 매우 낮게 나온다.
그럼 과감히 다른길 찾아봐.
점수 안오른다고 말은 못하겠는데, 오른다는 보장도 없어.
주위 보니 오르는 사람도 있긴 한데, 거의 안 그렇더라구...
지금 행시는 2차 만큼 부담감 큰 시험이 1차가 되어 버렸어.
공부하면 되겠지, 일단 2차 공부부터 해보고 생각하자... 이런 생각이라면 절대 그러지마.
1차 한번 합격 못해보고 2,3년 그냥 훅 가는 경우도 정말 정말 많이 봤거든?
그래도 난 고시에 인생건다. 올인한다.
이런 생각으로 도전했다가, 인생만 뜯겨버리니 그냥 다른길 알아보길 바래.



수험생활하면서 많이 힘들꺼야.

1년, 2년... 나이 먹을수록 주위에서도 압박을 많이 해올꺼야...

친구들 하나둘 취직해서 잘나가는데, 찌질하게 츄리닝입고 독서실이나 다니는 자기 모습 보면서 비참하다는 생각도 할꺼고,

그러다가도 합격한 자기 모습 생각하면서 다시 고고싱하는 생활도 반복할꺼고... 그 모습이 다시 비참하게 느껴질꺼고..

주위에 친구들도 하나 둘 사라질테고... 무척 외로울테고...

이런거 이겨낼 수 있고, 선술한 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그때 한번 도전해봐.

그냥 고시 합격이 좋아보여서 시작했다간 한번뿐인 인생 훅 갈수도 있으니 조심하고...


난 한 2개월 돈 벌어서 여행이나 갔다올려구... 그 담에 스펙 좀 쌓고 학점 한번 엎고... 다른 길 찾아봐야지...

많은 고시생들 화이팅이야.

그리고 준비할려는 뉴비들은 내 글 뻘로 듣지말고 새겨듣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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