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에어컨 설치기사다. 이 글은 가정용 스탠드/벽걸이/투인원 기준으로 작성함
1. 왜 전기세가 많이 나오노?
이유는 간단함. 에어컨은 실내기/실외기로 나뉘는데, 실내기는 각종 기능이 많아서 실내기가 전기세 많이 먹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전기세의 주원인은 실외기이다.
실내기의 여러 기능은 의외로 전기세를 많이 안먹는다. 제습이니 스마트니 뭐니 하는데 사실 가장 많이 돌아가는게 실내기 내 모터가 돌아가는게 대부분이고 이 모터는 겨우 선풍기정도 전력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외기는 냉매를 흐르게 하는 콤프레샤라든가 실외기 모터라든가 이런게 파워가 기본적으로 강해서 전력을 여간 먹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 실외기가 전기를 많이 먹는다.
2. 무슨 상황에서 전기세가 좆같이 나오노?
위에서 말했듯이 실외기가 돌아가면 돌 수록 그만큼 전기를 많이 먹는다.
기본적으로 실내기를 뜯어보면 좆만한 검은 꼭지같은게 있는데 이게 실내 온도를 감지하는 온도센서이다. 이 온도센서에서 감지하는 '실내온도'보다 사용자가 설정한 '희망온도'가 더 낮으면 찬 바람을 쐬게 하기 위해 냉매를 흐르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외기가 가동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임.
그러니까 '실내온도'와 '희망온도'의 조건을 따져서 실외기가 도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 수록 전기세가 좆같이 나온다는 소리임
3. 실외기의 종류?
LG기준 2010년대 초반 이전/이후로 정속형/인버터가 있다.
정속형은 실외기 속도 조정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풀파워로 돌아가서 '희망온도'가 '실내온도'가 낮을 경우 존나게 돌아가지만 그 반대일 경우 실외기의 가동이 아예 멈춰버린다. 자동차 시동걸때 전기를 많이 먹는 것처럼 전기 절약에 불리하다는 소리임
인버터는 '실내온도'와 '희망온도'가 비슷할 경우 지가 알아서 실외기 가동 속도를 조절해서 정속형에 비해 에너지 절약에 유리하다는 옵션이 붙는다고 보면 쉬움
쉽게 말하자면 인버터가 선풍기 미풍/약풍/강풍으로 조절하는거라면 정속형은 강/강/off/강/off/강 이지랄로 돌아감
결론은 실외기에 인버터라고 적혀있는게 조금 더 전기세 절약에 유리함
4. 그럼 전기세 아끼려면 인버터만 쳐 쓰라는 소리임?
ㄴㄴ 그건 아니다. 나름 아끼는 방법이 있긴 하다. 에어컨을 트는 조건인 더울때와 습할 때 두 조건 모두를 설명한다.
먼저 더울때는 빠르게 집 안의 공기 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을 처음 틀 때 사용할 공간에 있는 모든 문과 창문을 닫고 무조건 얼어죽을 각오를 하고 최하온도로 설정한다(18도). 그리고 공기가 슬슬하다 싶을때 쯤 에어컨에 떠있는 현재온도에 맞춰 희망온도를 올리면 된다. 그러니까 슬슬하다 싶은 온도가 24도면 희망온도도 24도로 맞추라는 뜻.
더 빠르게 공기 온도를 낮추는 팁을 주자면 에어컨 앞에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서 찬바람을 순환시키면 빠르게 집안이 시원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선풍기 추천 대수는 2대이고 알아서 틀어봐라. 공기 온도가 빠르게 낮아진 만큼 실외기가 덜 돌겠지?
두번째로는 덥진 않은데 존나 습해서 꿉꿉할때 제습모드 이딴거 틀지 말고 걍 애매한 온도로 설정해서 냉방으로 틀어라.
제습모드로 틀때는 실외기는 계속 도는데 실내기 바람은 시원찮을 거임. 왜냐면 집 안에있는 습기가 실내기 안에 있는 냉각핀으로 물이 맺히는 원리거든.
얼음컵 밖에다 두면 물 송골송골 맺히는거 알지? 그거임.
반면에 냉방모드로 바람 약하게 애매하게 틀면 실외기는 지 알아서 속도 조절하거나 꺼지는데 확실한건 제습모드보다는 실외기가 덜돔. 근데 냉각핀은 계속 차가워지고 물 맺히는건 똑같으니까 둘이 비교했을 때 물 맺혀서 습기 가시는건 똑같음.
그러니까 결론은
1. 전기세 존나 먹는새끼는 실외기니까 덜 돌수록 전기 덜먹음
2. 더울땐 얼어뒤질 각오로 최하로 낮췄다가 슬슬해질때 쯤 온도 올려라. 선풍기 틀면 더좋고
3. 습할땐 제습모드 개쓰레기니까 애매한 온도로 계속 트는게 낫다
에어컨 많이 틀어본 놈들은 알테지만 여름마다 엄마한테 등짝맞는 놈들을 위해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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