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피부로 느끼는 것에 대해, 나를 감각하는 것에 대해

나는 하양색이었다, 모든 바탕이 되는 색깔

나를 바깥으로부터 지켜낸다, 나의 바깥으로 번져간다

수직과 수평에 대해, 선물로 인식되는 언어라는 질병에 대해

마음이었어, 마음이 아닌 것은 없었으므로

수채화였어, 기름으로 유지할 수 없었으므로

나는 하나의 결정, 선택을 미루는 유보

사이라는, 유아라는

유아기적 슬픔, 유리처럼 깨지는 원인

나는 번져나가는 시로, 모이는 중력으로

모두의 이야기가 돼, 서리가 낀 유리창처럼

계절을 포함한다, 계절이 아닌 적이 없었다

신호등의 순서, 계절의 순서

육하원칙으로 서술하시오, 삶으로 서술하시오

기억으로, 잠깐의 마주침으로

문과 도어락에 대해, 사랑과 입술에 대해

나의 모든 색깔이 모인다, 형상이 될 수 있기에

나의 모든 만남이 이루어진다, 사유를 체화할 수 있기에

나를 침묵으로, 내게 처음이었던 질서로

신화적으로, 세이렌과 메두사로

뱀으로, 뱀이 될 수 없음으로

사람으로, 신이 될 수 없음으로

마음으로, 이물질처럼 낀 이별로

나를 호흡한다, 숨을 쉬는 것처럼 문장이 나온다

언어를 사랑한다, 그것으로 상흔이 된다

언어에게 기탁한다, 그것으로 내 삶의 전부를 바친다

소통으로, 귀를 막은 세상에게 하는 전언이다

시로, 적어내지 못할 이야기가 없음을 말한다

산문으로, 시가 되지 못한 마지막 문장까지 적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