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갤 화두는 어머니네


오늘 인생에서 하나의 이벤트가 있었기도하고 해서
적적한 마음에 한잔 했지

오늘의 술은
캔맥주

수시를 중앙대 성균관대 외대 그리고 지거국을 썼다가 다떨어지고 지거국만 붙어서 울고불고 재수를 하네마네 내가 거기가려고 몇년을 그짓을 했냐고 삐쩍 골아서 눈이 쾽 하더니 밤마다 친구들하고 놀다들어온다고 기어나가더니 술을 한두잔씩 하는 모양이더라

계집애가 술마시고 늦게들어오면 뭔 사고나 안나려나 조마조마한게 애비맘이라 잔소리를 할까 하다가 그냥 삼키기를 두달을 꼬박 하다가

오늘도 입소일에 나무늘보같이 게으름을 피우는게 속에서 천불이 나서 짐보따리를 챙겨 주차장에 먼저 내려갔더랬다

그러고 보니까 난 딸에게 다정한 애비는 아닌고로
나 사는것이 팍팍하니 요즘처럼 결혼안하고 혼자산다고 다들 난리치는세상에 독신도 니 능력있어야한다. 한국은 이제 단물 다빠졌으니 외국나가서 넓은데서도 살아보려면 영어잘해야한다.

아니 일등급도 안나왔으면서 고삼이 무슨 벤드 공연을 본다고 그러냐고 어지간치 뭐라하기도 했다

이게 뭐하는짓인가 싶으면서도 한달에 기백만원도 넘는 학원비를 대느라 허리가 뿌러지는거 같아서 그럴꺼면 다 때려치고 전문대나 가라고 모질게 하기도 했다

기숙사 엘리베이터에

나와같은 중년의 남자들

다들 애들 많이 썼소이다


참

있을때는 그렇게도 속을 박박 긁어놓더니만

데려다주고 방문열어보니 보고싶네
그리 잘해주지도 않았음서 무슨

주인없는 빈방을 대충 정리하는데 화장대에서 칭따오 캔맥주가 하나 나왔다


이녀석이 몰래 한잔 하려던 놈이었나
아니면 친구들이랑 먹다남은걸 가져왔나

어머니

당신 마음도 이러시었소

그것도 사랑이었지요

내 그리하여 비까번쩍하게 살지못해 매일 죄송하오이다

당신 가실적 영전에
아들이름 천하에 빛내어 당신 삶의 빛이여야건만
그리못하는 불효를 용서하세요 어머니

대를이은 내리사랑이라

부모에게 미안하고
잘하지 못한 아비라 미안하니

칭따오 한캔으론 취기는 어림 반푼도 없으니

술장의 위스키는 아직 많이 남아서 다행이려나


그냥 헛헛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