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들의 ‘학점 인플레’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전공과목에서 A학점을 받은 학생이 절반을 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B학점 이상이 전체 학생의 90%를 넘는 대학도 상당수에 달한다.

대학정보공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공시된 도내 11개 대학의 전공과목 성적 분포를 보면 지난 2학기 도내 11개 대학의 평균 A학점 비율은 무려 43.2%에 달했다. B학점 평균비율도 39.2%로, 전체 학생의 82.4%가 A 또는 B학점을 받은 셈이다.

대학별로는 호원대가 A학점 비율이 54.9%로 가장 높았으며, 우석대(53.7%)와 예수대(53.0%)도 학생의 절반 이상에게 A학점을 부여했다. 서남대(28.1%) 만이 20% 대에 머물렀을 뿐 나머지 대학들도 37.1~44.3%까지 비교적 후하게 학점을 줬다.

최고학점인 A+ 비율도 호원대 31.3%, 전주교대 28%, 우석대 25.8% 등 평균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각 대학마다 학점 부풀리기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주교대는 전체 학생의 96.5%가 B학점 이상을 받았으며, 예수대(92.9%)와 장신대(91.1%)도 대부분의 학생에게 B학점 이상을 부여했다.

반면 F학점은 극히 미미해 예수대는 1명도 없었고, 가장 높은 예원예술대도 4.3%에 그쳤다.

대학가의 이같은 학점 인플레는 학생들이 극심한 취업난에 내몰리면서 교수와 학교들이 고학점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많은 대학들이 A학점 비율을 30% 안팎, B학점 이상 비율을 70% 정도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학점 인플레는 그 대학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정작 학생들의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대학 교수는 “대부분의 대학, 학과에서 성적 인플레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학점이 짜다고 소문난 과목과 교수는 수강 정원을 채우기가 힘들다”면서 “취업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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