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딩 때 집 근처에 피방이 하나 생겼거덩요.

한창 카스 1.5에 빠져 있어서 자주 갔는데 (내 회원 번호가 100번대 아래 임)

워낙 잘해서 카스 매니아인 사장 형과 친하게 지냈음. 음악 취향도 비슷했고. (오오 멜로딕 스피드 메탈 그거슨 진리)

그 피방 갈 때마다 한 아저씨가 있었음 (지금부터 편의상 코드네임 ㄱㅅㄲ을 부여한다)




몇 년이 지나고 그 피방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더래요.

일 배우고 있는데 그 ㄱㅅㄲ도 여전히 있더라고.

근데 이거 뭥미?!  이 인간 외상값 30만원?!

사장 형한테 물어 보니까





"알다시피 저 아저씨는 7년째 초 슈퍼 울트라 메가 진 단골임. 같이 밥 하고 술도 몇 번 마셨고. 

근데 약 2달전에 실직 했음. 그래서 당분간은 외상 하기로 했음. 그리 알음. "





외상 금액이 너무 큰 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매너도 좋고 뭐 아무튼 괜찮았음.

아주 가끔씩 몇 만원씩 내고는 했지만 플레이 시간이 워낙 많아 어느덧 70만원대를 넘어 갔음.

슬슬 사장도 걱정이 되니까 뭐라 좀 했음.

며칠 후 취직 했다며 한 달후에 월급 받으면 반드시 준다고 함.

그에 맞춰서 낮에는 거의 안 오고 저녁에만 옴.

사장은 이래저래 안심하고 있었는데 한 3주 후에 낮에 오더니




"회사 망했쪄요 뿌우" 




이러더라구요.

아무튼 또다시 게임 조낸 하고 80만원 넘어가고 사장도 이제 안 되겠다 싶어서 좀 심하게 뭐라 하니까

미안하다 하고 새해에 돈 들어올 일이 있다, 그 때  다 갚겠다고 하더군요.

사장은 새해 지나고 전액 안 갚으면 고소 한다고 하고.

그 ㄱㅅㄲ 야 알았다고 했죠. 그리고 또 다시 게임을 했죠.

100만원이 넘어 가고 새해가 지나고 잠수를 탔죠.





사장형 발광하고 추적에 나섭디다. 처음에는 집에 찾아가서 좋게 이야기를 했죠. 알았대요.

그리고 며칠 후 이사를 갔죠. 다시 발광, 버서커 모드 발동. 분노 + 100.

또 추적에 나서고 자식이 다니는 학교에 가서 위치를 파악 하고

PC 사용 내역에 ㄱㅅㄲ가 하던 겜 계정 사용 내역 인출, 경찰서로 가서 고소 크리.

그 후 몇 달간 추격전이 계속 되고 결국엔 경찰서에서 대면 하게 됩니다.

그리고 100만원을 받아내죠.

참 어이가 없어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