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방 하나 제공해 주고
자그마한 사무실에서 단순 사무 뭐 이런거
간단하게 말해서 비서같은 거
면접보고 지금 일하고 있는데

처음에 복사 팩스 커피 전화 셔틀 이런건
진짜 쉬워서 남는시간에 계속 내 공부 할 수 있어서
꿀이다 싶었는데

 내 앞에 일하던 사람이
내가 오기 전에 관두는 바람에
내가 인수인계를 하나도 못했거든?
그래서 진짜 복사 팩스 이런거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야

며칠전에 세금계산서를 해 달라는 전화가 온거야
난 그게 뭔지도 모르고 한번도 해 본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어서
몇시간째 여기저기 전화하고 물어서
겨우 해결하긴 했는데
끝나니깐 진이 다 빠지고 너무 나에게 벅차더라.
이제 월말이라서 이런 일이나 서류가 넘쳐날텐데
그런 일들이 다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한번도 해보지도 않았고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아서
너무 어렵게 느껴지더라.

무튼 그래서 이 일을 관두고 싶은데
첨에는 회장님께 이 사실을 솔직히 말하려 했어
그런데 회장님이 워낙 다혈질에 소리 버럭버럭 지르는 스타일이라
아마 내가 이렇게 구구절절 핑계 대기도 전에 소리치실것 같아서
솔직히 무섭다
그냥 구라칠까 뭐라고치지
근데 완전 장기간 일할 생각으로 한거고 또 그렇게 말하고 들어온 건데
한달도 안 되서 관두려니까
너무 미안해서 입에서 말도 안나올듯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