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훈련소에 따른 자대배치

(1) 102보충대: 1군 지역, 그러니까 강원도에 배치. 그나마 갈만한데는 36사단, 1군지사, 1군사령부 본부 밖에 없고 나머지는 산골짜기 전방부대;; 괜히 \'헬게이트\'가 아닌 듯.

(2) 306보충대: 원래는 3군 지역, 그러니까 서울특별시(수방사 지역)를 제외한 경기, 인천에 배치. 의정부이북 경기도 전방부대에 배치되는 게 대부분이고 잘되면 17사단, 51사단, 55사단, 3군 사령부 본부, 2/3군지사, 수도군단 본부대이거나 수방사 1경비단으로 빠질 수 있어. 수도권 사는 사람들이 집 가까이 배치될 수 있다는 기대땜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서울 근교권이 아닌 전방부대로 배치되면 후회하기도;; ㄲㄲ

(3) 논산: 본인이 입대한 곳. 배치지역은 전국이다. 전라도 해남부터 강원도 최전방까지 다양하지~... 다만 보충대나 후방 사단신교대에 비해 비전투특기받을 확률이 더 있으며, 또한 이른바 상급 행정부대에 갈 확률도 조금은 더 있다. 왜냐하면 이들 부대가 대개 육직, 국직부대이기 때문. 사실 저런 부대는 보충대보다는  논산이나 후방 사단 신교대에 직접가서 선발하는 경향이라... 개인적으로는 추천.

(4) 2작사 예하 사단 신교대: 원래는 2작사 지역, 그러니까 충청, 전라, 경상 등 이른바 삼남지방에 배치. 보통은 입소한 사단 예하부대로 배치되지만, 나머지는 2작사 지역 육,국직부대(전방 못지 않게 빡센; 탄약창 포함) 또는 수방사 예하 사단, 올해부턴가는 운 없는 소수는 강원도나 경기도 전방으로 배치된다는 얘기가 있어. 그 이전에는 가장 높이 올라가봤자 수방사 예하 향토사단이었거든. 

2. 군사특기와 보직

원래는 평/전시 부대편성표(군사기밀 문서)에 따라 특기에 맞는 보직이 편성되어 있는데, 가끔가다 편성표 자체가 이상하게 짜져있는 경우가 있긴 하지. 하지만 그것보다 이른바 \'비인가보직\'이라고 편법으로 만들어진 보직이 더 많아. 만일 2131특기라 해서 반드시 실제로 취사병만 하진 않아. 대신 PX병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듯이. 2111은 대대급 군수과 이상에 편성되고, 3111은 연대급(야전부대 기준) 이상으로 부대배치, 보직된다는 낭설이 많은데 사실 그렇지도 않아. 어학병, 암호병이나 경리병처럼 진짜로 상급부대 우선으로 배치, 보직되는 특기도 있지만, 일반 행정병이나 보직병은 어느 부대가든 수요가 있기 마련이어서 말단 중대급까지 당연히 보직될 수 있지. 이건 말단 보병부대뿐만 아니라 상급부대 소속 본부대도 마찬가지.

그리고 같은 행정병(3111)이라도 부서에 따라, 간부에 따라 업무 난이도가 달라지지... 그야말로 복불복... 땡보 걸렸다하면, 중대원 눈치보면서 적당히 처신하고, 빡센데 걸렸다하면 그냥 할수없이 받아들이고...

3. 논산 일반병이 특기 받는 것에 관해

아까전 언급했듯이, 논산은 다른 훈련소에 비해 특기 받을 확률이 좀 더 있지. 근데 그게 본인에 희망에 완전히 부합되게 주어지는 건 아니고, 특기심사측정점수, 전공, 자격증 등에 따라 점수화하여 전산 부여되는 건데, 이상하게 부여되는 경우도 있지. 근데 일반병에게 주어지는 건 병무청 모집해서 남은 미달 특기를 주거나 갑자기 수요가 생긴 특기지. 나쁘게 말하면, 즉 찌그래기를 받는다는 거지. 그래서 자격요건이 어쩌면 모집 기술행정병보다 까다로운 게 사실이야 (어학병의 예를 보면...).

4. 상급부대 생활

난 대전의 모 사령부에 행정병(3111)으로 자대배치되었어. 중대급 인사계원으로... 논산에서 퇴소열차타고 신탄진역에서 내려서 자대에서 온 봉고차타고 왔지. 지은 지 몇 년밖에 안되어서 시설은 끝내줬어. 내가 상급부대 생활을 왜 얘기하냐면, 물론 군 입영하는 대다수는 소위 말하는 \'야전부대\'에 배치되지만, 상급 행정부대에 배치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신병들을 위한 글을 쓰고 싶었어. 상급 행정부대 얘기는 잘 없거든...

상급 행정부대도 아침점호, 저녁점호, 구보하는 건 똑같아. 군대니까. 그런데 일과는 야전부대처럼 훈련하는 게 아니라 보직에 따른 업무 아니면 중대작업;;이지... 아침점호 열회는 회관, 간부식당 취사병이나 장군 당번병들이고, 가끔은 사령부 처부 일반 행정병도 빠지는 경우도 있어. 아침 일과집합때 몇명은 중대 작업으로 끌려가고 나머지는 사령부 처부로 내려가지... 그리고 오후 5시에 일과 끝나면 하나둘씩 병영막사로 모이고 개인시간 갖기 시작하지. 일부는 아직도 야근때문에 사령부, 대대 사무실에 남지. 그러고나서 저녁점호 끝나고 취침.

상급 행정부대라 시설도 좋고, 최근에 지어진거라 막사도 전부 분대단위 침대형 막사였지... 온수도 24시간 나왔지... 보통 행정부대의 경우 행정병은 여러 부류로 나뉘는데, 사령부 사무실 행정병(장군 당번병 포함), 대대 사무실 행정병, 중대 행정반 행정병. 사령부 처부 행정병들은 오늘은 일이 널널하다 싶으면 중간에 빵집(파리파게트, 뚜레주르를 공수해와 판매)이나 도서관에 가기도 하지... 그런데 그런거 자주하면 \'땡친다\'고 중대원의 눈길이 곱질 않지;; 혹한기는 우리 사령부 특성상 주둔지 밖이 아닌 안에서 했고, 유격은 2박 3일 했지. 그것도 레펠이나 외줄타기 같은 거 빠짐. 사격은 진급측정이나 전투력 측정때 말고는 할 기회가 별로 없어. 진급측정 목적이 아닌 단지 포상노리기 용도로 나가는 건 사무실에서 눈치를 많이 주지. 그리고 큰 사고치면 예하부대로 전출 크리 당할 수 있고... 을지훈련 같은때는 사령부 행정병들은 야전처럼 뺑이치는 훈련이 아닌, 어디론가 가서 컴퓨터로 하는 어떤 훈련을 하지 (군사보안때문에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

상급 행정부대에서 병사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이, 물론 사무실 야근도 야근이겠지만, 사령부 사무실과 대대 이하급 병사 자신들 직속부대 특히 중대 간 갈등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부분이지. 난 중대 행정계원이라서 직접 체감하진 못했지만, 선후임말로는 많이 스트레스 받는 거 같더라고... 만일 중대 작업 끌려가면 사무실에서 얘좀 보내달라고 전화하고, 그걸로 작업째면 중대에서 시선이 좋은 게 아니고... 일종의 샌드위치. 야간 경계근무 나가는 건 여기도 매한가지라 인원이 부족하면 교대수가 모자르게 되어 그것도 정말 큰 스트레스지. 

사령부마다 다를지 모르겠지만, 이런 형태의 부대 자체가 부대에 필요한 거의 최소한의 인원을 뽑아오기 때문에 포상, 위로휴가에 인색할 수 밖에 없어. 안그러면 사무실 업무에 차질이 생기거든. 아니면 나머지 사무실 행정병이 휴가인원 몫까지 떠맡는 크리... 내가 듣기로는 야전 보병부대는 소총수 병력 자체가 전시가 아닌 이상 좀 잉여스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특히 한국이라면) 이것저것 구실로 포상휴가를 많이 보내주는 편이라고 하더러고. 근데 행정부대는 딴판이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군대에 가면 다 똑같이 고생한다는 거지. 물론 산악지대 보병이나 포병보단 나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상급부대 행정병들은 그만큼 심적으로 더 고생하거든. 그걸 이해해줬으면 해.

5. 진급

요즘은 병사 진급이 빡세졌어. 예전처럼 자동에 가까운 정도가 아니야. 이등병도 얄짤없이 누락시키는 경우도 많더라고. 체력, 정신전력, 사격 등을 보더군. 내가 다녔던 부대나 인터넷에 전해지는 타 부대 소식으로나. 한 계급당 2달씩 누락가능한데, 누적되다보면 상병 만기전역이 가능하니까 조심. 체력 키우고... 훈련병때부터 미리 다음가짐 갖고...

6. 사망시 어떻게 되는가

원치 않은 군대에 갔는데 영영 불귀의 객이 되면 참 억울하겠지. 사고나 병으로 죽는 경우도 있지만 군대 사망사건 중에 자살이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아. 만약에 어떤 부대 어느 아무개가 자살하면, 그 사실이 전군 차원에서 공지가 되지. 헌병 차원으로. 병력 관리는 인사(즉 부관병과)쪽에서 담당하지만, 사망자 시신(군대용어로 \'영현\')은 군수쪽에서 담당하지. 그래서 군인 시체는 군수품이라는 농담(?)이 나오는 거고. 내가 있었을때는 내가 있던 부대엔 사망사고가 없었지만, 몇년전에 옆 중대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다는 말이 있었지. 얼마나 불쌍할까. 내가 심심할때 영현처리 규정을 본 적 있는데... 좀 그렇더라고.

만약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있으면 이거 한번 읽어봐. 진짜 이건 할 짓이 못돼. 네 가족에게 결코 지우지 못할 상처를 주는 거고 네 지휘관이나 전우들한테도 엄청난 폐를 끼치는거고. 만일 일단 네가 막사 화장실에서 목매달아 죽잖아. 일단 헌병대와 당직간부나 대대, 중대급 간부가 올테고 네 시신을 수습하겠지. 그리고 군 병원 영현병이나 네 대대 군수과 계원이 네 몸뚱아리를 닦을 거야. 군 병원 영현병이나 그렇다치지만 네 대대 군수계원이 네 시체를 닦는다고 생각해봐;;;  팬티까지 몽땅 벗겨내고 검시사진이라고 해서 벌거벗은 몸을 찍겠지. (벗겨진 옷가지는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모르겠음) 거기는 천 같은 걸로 가리지 않아. 그대로 촬영하지. 그리고 부검을 한다면 네 머리 뚜껑 열리고 배가 째질 거야.

그리고 군수과에서는 네 수의로 쓸 전투복, 양말, 팬티, 런닝 같은걸 청구할텐데 그것도 일종의 손망실 처리로 취급한다나;;; 쩝. 대대장님 말씀으로는 화장 직전에 다 벗긴다는 말이 있긴 한데, 모르겠음. 그리고 네가 화장되면 대전 국립현충원에 갈리가 없지 (자살자는 순직처리가 안되므로 현충원 안장이 안 됨)... 대신 네 유골이 가족한테 전달된다. 이걸 \'본가 봉송\'이라고 하지. 천안함 이후 일반 사망자 (전사자, 순직자 말고) 유족위로금이 조금 올랐다고 하는데, 얼마 되진 않을거야. 근데 그것보다 이런 짓은 불효고, 정말로 네 부모에 못을 박는 몹쓸 짓이지. 이런 걸 생각하고 있다면 접어두고, 잘 견뎌내서 만기전역할 생각하라고. 그게 힘들면 현역부적합전역이라도 (일종의 불명예전역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