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누가 군대에서 제일 힘들었던거 물어보던데

ㅁㅁ(175.208) 2011.12.03 19:12:07

조회 146 추천 0 댓글 1

군대에서 제일힘든거.. 라고하면 역시 혹한기 훈련이 아닐까 한다.

난 혹한기 두번받고 나왔는데 첫번째 혹한기는 어쩌다가 존나따듯한 날씨에 해서 그냥 씨발씨발거리면서 춥구나.. 싶었는데

두번째 혹한기는 실제온도 영하 18도 체감온도 영하 25도 이럴때 했는데 그야말로 지옥이였음 살을 에는 추위라는 말의 뉘앙스가 입대전에 생각했던건 그냥 선선한 날씨였구나 라는걸 느끼게됨..

숙영지 도착해서 텐트 치는데 땅이 꽁꽁 얼어서 핀을 오함마로 내리쳐도 1cm도 안들어가는 땅에 텐트치는것도 눈물나는데

곡괭이로 온몸으로 내리쳐도 모래알갱이 몇개 튀어오르는 단단하게 얼어붙은 땅에다가 씼ㅆㅆ발 한뼘깊이 배수로를 파야되는 경악스러운 작업.. 진짜 씨발이다 씨발..

자는곳도 양말 내복 전투복 깔깔이 야상 스키파카 침낭 다끼고 모포 포단덮고 개인용천막에 판쵸우의까지 덮은 텐트에서 잠을자도 핫팻 없으면 이빨이 덜덜덜 떨리는 지옥같은곳에서 억지로 잠을 자야함... (핫팻 하나가지곤 어림도없음)

다음날 훈련을위해선 체력을 보존해야되니까.. ㅡㅡ

그렇다고 그상황에서 풀잠을 잘수있는것도아니고 야간에 경계초소를 1시간반을 또 서야함.. 말이 한시간반이지

훈련장에서 선임 후교대 안해줄라면 적어도 30분전에는 일어나야되는데 씨발..

일어나보면 정말 적막한 어둠속에서 겨우겨우 후레쉬찾아서 좁디좁은 텐트안에서 선임들 안깨우게 조심조심 밖으로 나가면

새하얀 얼음덩이로 변해서 짝짝 갈라지는 전투화가 기다리고있지.. 거기에 또 얼어있는 발을 집어넣고 걸어서 나가야되는데

신고 걸을때마다 얼음 알갱이들이 우수수 떨어져나가지... 그상태로 닿기만해도 손과 금속이 붙어서 떨어질줄 모르는 총을 매고 걸어가서

칼바람이 몰아치는 초소근무를 나가야되지... 앉고싶어도 앉을수없고 잠깐 한눈팔고 싶어도 언제올지 모르는 순찰자를 대기하는 그 씨발같은기분..

...............

이게끝은 아니지만 여기까지만 쓰겠음.. 하여튼 혹한기 생각하면 소름이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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