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병 때 옆 소대였는데

나이는 많아가지고 하필이면 전라도 깡패새끼들이 우글거리는 소대로 떨어진 아저씨

어쩌다 같이 작업 나가서 친해졌는데 나도 안양 사는데 그 사람도 안양 살던 사람

알고보니까 또 신성중학교 까마득한 선배더라고 ㅋㅋㅋ

그런데 신병인데 피부상태가 이상한거야. 땀구멍에 피딱지? 그런게 점점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데

자대 와서 한 두세달 있으니까 약간 몰골이 괜찮아짐

나중에 같이 커피 마시면서 처음 왔을 때 살갗에 뭐 그렇게 피딱지 같은 게 붙었었냐고 물어보니까

여름인데 긴팔 옷을 입고 보충대로 가는 바람에 땀띠가 악화되서 그렇게 된 거라고 하는 거야

왜 긴팔 입고 왔냐고 하니까 어머니가 예쁘게 보여야 좋은 데로 보내준다면서 억지로 입혀 보냈대나....ㅋㅋㅋㅋ

자식 입대하는 날인데 울고불고 긴팔 입고 가라고 바락바락 악을 썼다고 함.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집 부려서 자식 고생시키는 그 엄마나 그 나이 먹고 엄마가 시킨다고

곧이 곧대로 긴팔 옷 입고 있는 그 아저씨나...쩝....한심하고 불쌍하더라. 남자가 군대 가는데 아줌마가 뭘

안다고 나대는 지 원.  혹시 여기 미필들 모를까봐 한마디 하는데, 자대배치는 보충대에서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컴퓨터로 뺑뺑이 돌리는 거야. 빽 쓰지 않는 한 뭐 장동건 같은 놈이 와도 잘생겼다고 편한 데로 안 보내줘.

하여튼간 피부상태가 그 꼴이니까 움직일 때마다 전투복에 스쳐서 아파 죽으려고 하고 또 그 소대 전라도 깡패 새끼들은 굼뜨게

움직인다고 두들겨 패고....불쌍해서 내가 가끔 서류작업할 때마다 불러내서 쉬게 해줬지.   

사람은 착하고 똑똑해보였는데....시간 지나면서 상태 점점 안 좋아지더라.  그 아저씨 지방대 4년대 대학 나왔는데

대학 나왔다고 두들겨 패는 새끼들은 또 처음 봤다....전라도 깡패들 말로만 들었지 진짜 개쌍놈들이더만....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럭저럭 제대했다고는 하는데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는 사람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