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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기전 인생주저리 하나

메멘토(116.124) 2011.03.12 16:24:56
조회 477 추천 0 댓글 21


시간이 정말 빨리간다는말이 맞는 듯,

정말 초중고대학교 거쳐서 어느덧 스무살이되어 입영일자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평상시 하지도 않던 디시, 군대 입대하기 전에 육갤이란 곳을 알고 들어와서

정말 수많은 알짜정보도 얻고 병무청 전화와 더불어 큰 도움을 얻었던 곳이라

미필로서의 마지막 육갤 입갤이 될 오늘 그냥 뻘글하나 투척하고 사라져본다



내가 다섯살 때였나, 우리 부모님은 사고로 돌아가셨다

가까운 일가친척 하나 없이 혼자 남겨진 나였지만

아버지의 정말 가까웠던 친구분의 손에 맡겨져 보육원 고아원 신세를 면할 수 있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도 나와 동갑인 나이의 아들이 한명 있었고

물론 말도많고 탈도 많았지만 더없이 친한 형제이자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 아래로 여동생한명과, 나중에 남동생이 한명더 태어나게 되지만



아저씨네 가족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던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먹는것 입히는것 교육까지 단 하나의 차등을 두지않고 똑같이 대해주셨지 

비록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분들을 아버지 어머니라 부른적은 없었지만

단 한번도 내가  부모님이 없이 자랐다고는 생각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 



추석 설과같은 명절 때 아저씨의 아버지- 즉 친가에 갈 때에도 

할아버지 역시 우리 아버지를 어렸을때부터 보아오셨던 분이고 

아들의 절친한 친구임을 잘 알고있었기에 친척분들도 나를 굉장히 예뻐해주셨다 



아저씨의 아들녀석과는 다섯살때부터 스무살까지 한집에 살며 

같은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군대까지 같은루트를 달리고있는데 

제일 고마운녀석중 하나였다 

부모님의 사랑에 한창 투정할 나이에 그 것이 나에게 나눠지는 것을 보고도 

불평한번 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언제나 나를 감싸주었지



내가 어릴때는 또래에 비에 키가 참 작고 잘 울었던 반면에 

그녀석은 또래에 비에 키가 크고 골목대장을 도맡아했거든

동네 꼬맹이들 (지금은 거의다 부랄친구들이지만ㅋㅋ)이 엄마없다고 나를 놀리고

징징짜고있으면 놀린놈들을 쥐어박아주면서 정의의 사도가 되어주었지 



이제 점점 나이먹어가고, 고등학교 입학할때쯤이 되니까 

그녀석은 빠른 성장의 영향으로 175정도에서 키가 정지하고 

누가봐도 착하고 귀염상외모로 성장했지만 이번엔 반대로 

내가 갑자기 키가 180을 넘어가면서 최종적으론 86~87선에서 정지하더라

무서운 인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턱선이 날카로워서 

어쩌다보니 노는 축(?)의 핵심이 되어 한심한 짓을 하느라 정신이 없더군



그때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뭐 담배에, 교내폭력사건에, 경찰서에... 

타락과 동시에 아주머니와 아저씨 속도 무척이나 많이 썩여드렸지

그렇게 그땐 생각없고 개념없이 그렇게 살면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그냥 기술이나 배워서 이제 나홀로 살아가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했는데 

그 와중에 위에서 언급한 나의 귀요미가 수능을 일년 앞두고 나를 잡더군 



왠일로 술도 잘 안먹는녀석이 집 앞 호프집으로 끌고가서는 

진지한 얘기를 펼치더라

몇년 안된 일이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인간적으로 우리 가족을 비롯해서 수많은사람들이 네가 부모님이 없어도 

부족한거없이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얼마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었는데 

네가 지금같이 비뚤어진 길을 걸어가면서 동네 양아치나 된다면 그 사람들의

마음을 개무시하는거라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늘에계시는 너네 부모님에게도   

그런 모습 보이다가 얼마나 가슴이 아파하시겠냐고

이런 내용이었지.

굉장히 직설적이고 민감한 내용이었는데

그제서야 그동안 내가 했던일들이 참 창피해져오고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십년넘게 같은 퀸사이즈 침대에서 잠자오고 밥을 같이먹던놈이 말해줘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나는 바로 다음날 타고다니던 하야부사를 팔고, 그동안의 한심한짓들을 다 접었지

그리고 약 250정도 나온 돈으로, 수능 1년남은 시점에서 1년간 풀 200권의 교재를 샀다

이런 모습을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정말 좋아하시는걸보니, 정말 뿌듯하더라고


원래 모의고사 이런거 보면 그냥 찍고 잤기때문에 100점 150점을 넘기기 힘들었고

아예 기본기도 없는 상태여서 정말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그녀석이 정말 많이 도와줬었지

그녀석도 간신히 300이나 넘기면 잘보는녀석이었는데,

이렇게 둘이 일년 미친듯이 공부 시작하다보니까

3월엔 200대를 찍었고, 6월엔 300중반을 찍었고, 9월에는 400초반까지 점수를 올렸지

그녀석도 나와 비례해서 9월이 되니까 400중반에 가까운 점수를 만들더라고

공부 원래 잘하는녀석들이 보면 별로인 점수지만

강한 의지로 일년이라는 짧은시간이지만 매달려서 일년전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순위에 진입하니까 나도 뿌듯하고, 항상 내 사고 수습해주시기만 바빴던 선생님들도

날 대견하게 보시는 게 느껴지더라


여튼 정말 많은사람들이 도와주고, 나도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해서

결국 우리 둘은 서울 안에 위치한 공대의 좋은 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에 합격하고, 딱 그녀석과 서울로 상경하기 며칠전에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날 부르더라

그리고 내게 통장을 하나 주셨지

통장에는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나왔던 보험금 전액과

사고 당시 가해측에서 주었던 위로금들이 들어있었어.

그 돈들을 14년간 두분이서 보관하시면서,

나왔던 이율까지 고스란히 통장에서 단 하나도 빼지 않으셨더라고

오히려 두분은 내게 적금까지 들어주시고 계셨으니까.

액수도 이제 막 열아홉살이 된 나한텐 부담스러운 10억대의 금액인데다가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부모님이 내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니까

일단 받기는 받았지만 도저히 쓸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


하지만 서울의 사립대의 미친 등록금마저 아저씨 아주머니께 부탁할수는 없어서

등록금은 그 통장에서 해결하고 (이자가 많이 붙어서, 이자에서 해결가능하더라)

아주머니 아저씨가 서울에 구입해주신 작은 집에서 그녀석과 학교 다니면서

나머지는 싸그리 내가 벌면서 살아가기 시작했지


주말엔 고향 아는 형이 운영하는 호스트바에서 일당 10만원과 팁을 긁어모으고

평일에는 그냥 남들같이 학교생활하면서 공부하고.

이렇게 한달에 100만원정도 벌면서 30~정도는 생활비로 쓰고 남은건

고스란히 통장에 넣었지

방학에는 이제 보름정도 엠티나 휴가기간에 놀러가는 기간만 쉬고

나머지 기간엔 모두 일하면서 지내니까, 매 방학마다 500정도 벌었던거 같아

거기에 1학년 2학기와 이번 2학년 1학기 모두 반액장학금을 받을정도로

공부도 열심히하다보니까, 등록금이 반으로 줄어서 지출할 돈이 매우적어졌지


2011년이되고.. 그녀석과 동반입대를 신청해서 군입대를 앞두고

그냥 그동안 해보고싶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살고있어

큰돈이지만 평생 취미로 즐기면서 사는데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카노피등을 비롯한 패러글라이딩 장비와, 스킨스쿠버 장비, 트래킹 장비등을

큰맘먹고 질러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익스트림스포츠를 그녀석과 함께 즐기다가

이젠 진짜 입영일이 코앞이라..ㅋㅋㅋ 다시 아저씨댁에 돌아와

잠시나마 잉여라이프를 즐기고있어

은사님도 뵙고 아직 군대안간 친구들도 뵙고..


남들과는 좀 특이하게 시작한 삶이었지만

올해로 20대가된 지금

그래도 후회스럽게 살지는 않은것 같네

이제 군대 다녀와서 앞으로가 물론 더 중요하겠지만,

그동안 날위해 수많은걸 안겨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훌륭하게 살아야겠다.


군대 가기전에, 아저씨 아주머니한테

음 좀 오글거리고 어색하긴하지만

한번이라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보고 가고싶다.


잘 다녀올게.

그간 육갤에서 많은 조언을 준 형들 정말 고마웠고

많은 걱정하면서 육갤 찾아오는 동생들 그리고 친구들

무슨일이던지 잘 풀리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
 
그리고 너희는 부모님 계실때.. 정말 효도 많이해드리고

군대 가기전이든 가서든 갔다와서든. 행복하게 해드렸음좋겠다..

난 보고싶어도, 뭔가 해드리고싶어도, 이미 내곁에서 다신 볼수 없으신 분들이라

솔직히 부모님이 다 계시는 너희들이 너무 부럽다... 여튼 그럼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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