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 바둑사이트의 멸망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 유료든 무료든 시장에 풀릴 것이다. 그렇다면 모니터 건너편의 상대가 사람인지 컴퓨터인지 알 수 없다. 서로 신뢰가 안 된 상태에서 과연 대국이 이루어질까? 설사 사람이 둔다고 해도 진 사람은 상대를 컴퓨터로 의심할 것 이다. 인터넷으로 바둑두는 사람은 줄어들고 컴퓨터들끼리만 두게 될 것 이다. 그리고 인터넷 바둑은 망할 것 이다.

2. 스폰서 축소

체스는 컴퓨터한테 졌지만 바둑은 컴퓨터가 이길 수가 없다. 경우의 수가 다르다. 라고 많은 바둑인들이 얘기한다. 그런데 컴퓨터한테 진다면 과연 어떤 스폰서가 바둑에 매력을 느낄 것 인가? 더구나 지금 발전속도로 꾸준히 발전하면 어느정도까지 격차가 벌어질 지 모르겠다.

해설자들이 해설을 하는데 그걸 보는 시청자가 인공지능으로 결과 돌려보면서 해설자가 얼마나 헛소리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설자들이 인공지능 프로그램 돌리면서 해설하면 그게 재밌겠는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돌리면 되는 것 아닐까?

결국 사람끼리의 대결은 흥미가 없어질 것이다. 체스도 컴퓨터에게 진 후 시장이 많이 죽었다. 그래도 체스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어서 명맥을 유지하지만 바둑은 극동아시아에서 인기있는 게임이다. 각 종 바둑대회에 팬들의 관심은 줄어들고 그 결과 스폰서 축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3. 바둑전문도장의 축소

스폰서가 줄어들면 누가 프로기사가 되려고 하겠는가? 또 프로가 되어도 생계가 막막해질 것이다. 프로를 지망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면 연구생들을 가르쳐서 먹고 사는 많은 프로들의 일자리 역시 사라지는 것 이다.

4. 스폰서 축소와 바둑전문도장의 축소에 따른 바둑단체 축소

한국기원이나 대한바둑협회나 바둑보급이 중요하지만 사실 프로기사 밥먹고 살게 해주는 게 중요한 사업 중에 하나다. 그런데 스폰서가 줄어들고 바둑을 지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결국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될 것 이다. 그리고 기사연금도 대폭 삭감되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다.

5. 바둑을 배우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 것 이다.

바둑에 대한 동경과 경외가 사라지며 바둑에 접근하는 사람이 줄어든다. 인터넷 바둑은 안 둘 것이며, 바둑을 아는 사람들은 기존의 멤버들끼리 교류하는 정도일 것 이다. 지금 장기가 동네에서 아는 사람끼리 두지 대회가 활성화 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고 바둑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도 비싼 돈 내가며 프로에게 배우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대국하면 되지 않을까? 돈도 거의 안 들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

아마 1~2년은 인공지능과 사람의 대결의 이슈로 반짝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지는 순간 부터 몰락하기 시작 할 것 이다. 인공지능 발전속도로 보면 그때가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장기처럼 될 것이다. 위의 시나리오는 컴퓨터한테 지는 순간 3년 안에 벌어질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바둑계가 몰락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바둑 자체로는 어쩌면 신의 한수에 다가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시간이 지나면 덤의 명확한 정의가 내려질 것 이다. 6집반 흑필승, 7집반 백필승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최선의 수들이 나오지 않을까? 포석의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다. 이미 30수~ 50수 정도는 정해진 대로 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끝까지일수도 있다. 최선의 바둑이 나올 수도 있고, 그것은 곧 바둑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둑두는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살 것 이냐?

너무 우울하게 쓴 거 같아 마음이 괴롭다. 그동안 시스템 문제만 신경썼는데 이런 식으로 위기가 올 줄은 몰랐다.

솔직히 답이 없다. 바둑계가 하락세지만 그래도 완만하게 하강세를 그릴 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왔다. 변화에 대처할 시간이 없다.

결국 어린이 교육밖에 답이 없다. 그 외의 일자리는 빠르게 감소 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 자격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프로의 말이 적어도 바둑판 안에서는 법이던 시절을 끝났다. 프로기사들은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은 교육으로 빠질 것으로 본다.

문제는 잘 두는게 곧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최강인 시대에서 잘 두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도 한국기원이 프로기사들은 잘 챙기니깐 최후까지 살아 남을 것으로 본다. 프로 중에도 네임드들은 잘 버틸 것이다.

기존 바둑계 종사자들은? 이직을 염두에 두는 게 좋을 것이다. 바둑TV가 기원으로 넘어가면서 바둑TV 직원들이 참 불쌍했다.

그런데 역시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그것이 복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세돌과 알파고(인공지능)의 대결은 승패와 상관없이 알파고에게 이세돌이라는 데이터를 심어주는 결과가 된다. 이로써 알파고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100만 달러라는 금액은 홍보효과와 데이터에 비해 너무나 푼돈이다. 바둑계 참새들은 이세돌이 짭짤하게 땡겼다고 부러워한다. 지금 그거 부러워 할 때가 아니다. 바둑의 미래는 지금 장기처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