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9단과 차오다위안 9단 등 중국 바둑계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에 결국 5대 0으로 완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파고가 상상 이상의 실력을 보인 탓이다. 이세돌 대신 컨디션이 좋은 커제 9단이 알파고와 더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중국신문망과 왕이티위 등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하는 것을 지켜본 커제 9단은 "이미 희망을 잃었으며 이세돌이 5대 0으로 완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에 이어 알파고와 겨룰 다음 상대로 지목되고 있다.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이 혼신의 힘을 다 했음에도 알파고의 엄청난 계산력을 넘어서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매우 구역질이 났다"고 탄식했다. 그는 "목에 가시가 걸린 듯한 느낌이며 절망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은 이날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알파고의 완승"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알파고의 거의 모든 판단이 이세돌 9단을 압도했다"며 "알파고는 확실히 강하며 알파고가 가진 깊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파고와 대결해도 승률은 60%를 넘지 못할 것"이라며 "나의 승률은 점점 더 떨어질 것이고 언젠가는 알파고에게 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세돌 9단 다음으로 알파고의 상대로 지목된 커제 9단은 전날에도 "알파고의 기량을 보고 평생 처음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를 기계로 보지 말고 바둑을 잘 두는 한 명의 고수로 봐야 한다"며 "인류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