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 생각에

알파고와 인간의 대결은 불가능하다.

유닛을 사람은 마우스로 컨트롤하는데

알파고는 전자신호로 컨트롤 하겠지.

이러면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APM이 말도 못하게 나올거야.

공정하게 대결하려면

알파고 역시 마우스를 손으로 잡고 플레이를 해야한다.

아니면 APM 제한을 걸든지.

다만 이런 건 있다.

2000년부터 스타는 바둑으로 치면 기풍, 즉 빌드가 계속 바뀌어왔다.

내 기억으로 2004년쯤에

테란의 저그 상대 빌드는 어처구니없게도 

앞마당을 안 먹고, 투배럭 원팩토리 원스타포트에서 마린 1부대 메딕 3개 탱크 1 베슬 1 달고 진출하는 거였다.

인구수 100도 안 채우고 나가서 저그하고 한방병력이니 뭐니하며 싸웠다.

이걸로 이윤열이 우승했다. 충격적이게도.

지금 누가 저런 빌드를 쓸까?

아무도 안 쓴다.

지금은 나같은 사람도 베틀넷에서

더블커맨드 먹고 순식간에 100, 120 채우고, 레이트메카닉으로 200채워버린다.

한국인들은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한 10년이 걸렸다.

합숙까지 하면서 10년만에 완성형 빌드니 뭐니 개발해냈다.

하지만 알파고가 15년 전으로 돌아가 활약한다면

1개월만에 레이트메카닉 빌드를 만들어내고

2개월만에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빌드를 찾아낼지도 모른다.

따라서 알파고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 등장한다면

어떤 이유로든 비극이다.

알파고가 자기자신과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반복하고

최적의 빌드를 찾아 인간에게 가르쳐주면

인간은 단지 시뮬레이션만 하게 될테니까. 기계의 하수인이나 기게의 아바타처럼.

이 지경에까지 이르면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까?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