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만수 사범이 이런 인터뷰를 했다.

"바둑계에서 들려오는 얘기로는 두 시간에 대한 요구가 이세돌 9단의 요구가 아니라 오히려 알파고의 요구였다고 합니다. 이세돌 9단 쪽에서 당연히 질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체크를 안 했던 것 같은데요. 일단 알파고 측에서 유리할 거다라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한 시간 얘기했는데, 이세돌이 두 시간 요구했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자신이 넘쳤는데 신중한 태도로 상대방이 제시한 조건을 바꾼다? 좀 이상함. 더구나 이세돌 사범도 인터뷰를 보면 알파고의 실력과 생각시간의 함수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음. 

"[이세돌 9단/프로기사 : 2시간이요, 사실 굉장히 애매한 시간입니다. 이게. 인간으로 봤을 때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은 그런 시간이고. 알파고도 아마 그럴 거예요. 1시간 바둑과 초읽기 바둑의 내용이 확실히 많이 틀리더라고요. 아마 제 생각에도 알파고가 2시간이 아마 짧을 겁니다. 저도 짧지만, 알파고도 짧고요. 굉장히 애매한 시간이죠.]"

2국까지 보면, 중반 이후에 접어들면 알파고가 1시간 이상 시간을 소모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알파고가 인간의 직관을 구현했다고는 하지만 구글의 압도적인 컴퓨팅 파워가 알파고의 기력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고.   

구글은 생각시간 1시간이면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2시간이면 거의 확실히 이길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요점은, 구글은 자신들의 기술에 대한 완벽한 쇼케이스를 위해 철저히 계산적으로 덤벼들었는데, 이세돌이 넋놓고 당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