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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 기보연구 후기

ㅅㅂㄴ(210.100) 2023.03.23 00:55:50
조회 386 추천 11 댓글 1

이창호 9단의 올드팬으로서


그의 전성기 기보들을 중심으로 

기풍은 어떤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연구해봄


연구대상 8할 내지 9할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

이창호 9단 전성기 시절 기보

1할 내지 2할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최근 기록


연구목적?

이창호 9단의 기풍은 어떤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특색이 있는지 등등

아 위에 언급해놨군


기보출처는

gokifu.com인가? 사이트 주소가 가물가물...

이창호 9단이 이긴 대국 기보들만 봄

특히 전성기 이후 2010년대 기보들도

진것은 제외하고 이긴 대국의 기보만 살폈음


1. 초반엔 3선과 4선 위주로만 둔다.

이건 무슨 말이냐면

이창호 9단하면 중반 전투와 후반 끝내기

특히 신기에 가까운 끝내기에 주목하는데

맞는 말이지만 이로 인해 선입견이 생겨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

초반 포석의 특징

다들 조쿤켄 사범은 포석도 잘 두지만

이창호, 이세돌 이런 부류 사범들은

포석이 좀 안 좋다고 하지만

내가 주목한건 초반 30수, 50수 이내 특징

이창호 9단은 초반엔 3선, 4선에만 둔다

무슨 말이냐면

3선은 실리선 4선은 세력선이라서

굳이 중앙으로 5선 6선 뛰는 법이 없다

굳이 있다면 돌의 사활이 걸렸을 때 정도

마찬가지로 왠만해선 1선, 2선에도 안 둔다

1선이야 당연하지만

2선에도 돌의 사활이 걸려있지 않다면야

꾹 참고 3선 4선의 둘곳을 우선한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답이 나온다

왜 이렇게 두는지를

두터움 = 돌의 연결이 튼튼하고 세력이 강함

돌들이 서로 오밀조밀 붙어있고 연결이 잘 되어있다

때문에 전투에서 사석을 제공할 일이 없지

적이 침투해 들어와 집을 깰 염려도 없다

튼튼한 요새 구축

그것이 3선 4선에 두는 목적인 것이야

때문에 3선에서 5선으로 한 칸 뛰어도 될 상황에서도

돌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아니면 3선에서 4선으로 마늘모 행마를 한다

돌은 튼튼해 끊길 염려 분단될 걱정이라곤 없다


2. 중반엔 요새구축만으로도 충분

포석은 요새구축이다

중반엔 전투인데

미리 3선 4선에 돌을 선점해두었다

상대방이 가야 할 3선 4선을 미리 선점했단 뜻이다

적이 침투할 여지가 없다

억지로 싸움 걸면 적이 손해다

요새가 튼튼해서 어딜 가도 부닥쳐 자멸한다

여기서 키포인트

흔히 이창호 9단을 가리켜 싸움을 피하는 바둑이라고 하는데

그건 바알못들을 선동하는 유언비어였다

실제론 튼튼한 요새구축으로 싸움에서 이겨온 것이다

반집승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그런 선입견이 굳었는지도 모르지만

단순히 집짓기 화초바둑이 아니다

오히려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하자면 벙커와 타워로 든든하게 요새를 구축해둔 느낌

벙커와 타워, 시즈탱크로 오밀조밀하게 요새를 구축한

메카닉 테란 같은 이미지다

조쿤켄, 이세돌이 발빠른 저글링, 질럿 러쉬 타입이라면 말이야


3. 전성기 이후 위의 특징은 희미해져간다

앞서 언급했던 3선 4선 위주 포석

요새구축 두터움

이런 것들이 2010년대 이후 이창호 9단의 기보에서 사라져갔다

특히 2016년 이세돌 알파고 사건 이후부터랄까

서서히 각종 기전들 본선에서 이창호 9단이 눈에 잘 띄지 않게 될 무렵이다

3선 4선 위주 포석도 아니게 되었다

3선에서 5선으로 4선에서 6선으로 거침없이 한칸을 뛰고

3선에서 6선, 4선에서 7선으로 두칸도 뛴다

중앙으로 높게 돌을 둔다는 것은 초반엔

전투를 한다는 뜻이다

예전엔 요새를 구축해 천천히 잠식해가는 느릿한 바둑이었는데

2010년대 중반 이후엔

좀 얄팍해졌다

벙커와 타워 대신에 

마린과 파이어뱃 메딕이 나가서 헤집고 다니는 듯하다

두터움이 약해지면서 성적도 떨어진 것 같다

조쿤켄의 경우 젊은시절 제비, 스피드행마로 대표될 땐

뮤탈리스크, 저글링으로 속도감을 보여주는 인상이었다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전신으로 새단장해 나섰을 땐

도리어 스팀팩 때린 마린, 파이어뱃, 메딕 조합으로 마구 휩쓰는 바이오닉 테란 같았다랄까

이세돌은 발업질럿과 하이템플러 짤짤이 드래군의 물밀듯함

이런 인상이었는데

이창호 9단은 묵직한 메카닉 벙커 테란에서

얄팍한 바이오닉 테란으로 변모해갔다

그의 스승 쿤켄과는 변화의 방향이 역방향이었던 것

얄팍함에서 두터움으로 찾아간 쪽과 반대로

그는 두터움에서 얄팍함으로...


결론적으로

전성기 시절 이창호 9단의 기보를 보면

그야말로 웅장하고 묵직한

두터움의 진수를 보여주는 바둑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후 바둑스타일이 많이 바뀌어 아쉽지만

뭐 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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