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패러다임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은데

패러다임을 뭐라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지

근데 뭐 패러다임을 제시했네 마네 얘길 떠나서

조쿤켄, 이창호, 이세돌

요런 양반들의 업적은 깎아내려지지 않어

다승, 승률, 우승횟수 이런 자료봐도 명백함

그리고 빈집이니 뭐니 하는 것도 소용없는게

다들 자신이 속한 세대, 시대의 라이벌들과 대결하지

어떻게 먼 미래의 더 강화된 세대와 대결할 수 있겠냐

타임머신을 타지 않는 한 그건 불가함

그저 자신이 커리어 쌓는 기간에

자신이 대결할 수 있는 상대들과 싸워 이겨나간 것뿐

뭐 다른 걸로 깔 순 있어도

업적 내려치긴 불가해

쿤켄은 현역이고 은퇴아닌 상태지만

사실상 거의 커리어 종결에 가깝고

이 마당에도 다승순위1위에 우승역대1위고

이창호, 이세돌 말해야 무엇하리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이창호 전과 후 차이점이 뭔지 따져보면

원래 바둑은 기본 룰에 입각해 두는 게임이고

다른 게임들도 이는 마찬가지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가지 겉멋을 내기 시작하며

다소 기본 룰에 입각하기보단 

본질에 퇴색되어갔다

본래 고전 사활묘수풀이 문제집에 나온

사활문제

귀에서 삶과 죽음

변, 중앙에서

3선, 4선에서

어떻게 돌 따먹고

돌 안 따먹히는지

이게 중요한 게임이었는데

자꾸 잔머리 쓰고 

멋을 내고

모양을 중시하다보니

기본 룰과 별개로

화려함을 추구하게 된거야

사실 오청원의 포석 패러다임도

그 문제점을 갖고 있었음

3선 실리선 4선 세력선

이런 구분과

화점을 두고 어쩌고

귀에서 정석이 어쩌고

이런거 다 좋긴한데

오청원 이후로 모양중시 일본바둑이 주구장창 나온거임

때문에 바둑의 본질이었던

전투에 따른 사활

돌의 활로

이런 것은 중반전에서나

또는 흑돌과 백돌이 싸움 붙었을 때나

따지는거고

초반엔 포석을 아름답게

균형감있게 짜는 뭐 이런 겉멋이 들었단 말이다

이걸 패러다임으로 깬게 이창호

여기부턴 이창호 이후의 이야기 ㄷㄷㄷ

규칙에 입각하자면

바둑은 모든 게 산수 계산이다

돌의 활로

집의 수

이거 두 가지에 따라

단수를 하네 마네

축에 걸리네 안 걸리네

이게 가장 중요한 거임

그런데 겉멋 든 포석과 모양만 중시한 일본바둑에

문제점이 있다고 본 사람은

사실 조쿤켄이 최초였다

원래 바둑 기본룰에 입각해서

돌의 활로 

집의 수를 계산하고

행마할 때도 어디에 놓는게 집을 더 많이 짓고

상대 집을 더 많이 부술지

이런 계산식 행마 덕분에

제비행마

속력행마 이런 별명 붙은게 조쿤켄

그리고 그의 제자인 이창호는

이러한 계산식 수법을 더 발전시킴

정리하자면

이창호 이전 일본 바둑은

사활싸움이 붙었을 때나 마지막 끝내기할 때 즈음

형세판단할 때 

딱 고때만 계산 중시했던 반면

이창호 이후부턴

초반부터 종국까지

모든 게 다 계산으로 환원된다

바둑 = 계산 게임

이게 패러다임이 아니고 뭐겠냐

근데 이창호 

요즘 물로켓인건 사실이지

그래도 과거 업적이 바뀌는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