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30일 01시. 수능이 106일 남았다.. 05년도 중3때 웃대리플을 계기로 디시에 들어와서 정신을 차려보니, 디시인사이드는 어느새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있었다. 스갤-수갤을 주 서식처로 하여 카연갤, 막갤, 바람갤, 만갤 등등 여러갤러리들을 돌아다니며 같이 키보드배틀과 갤러리간 전쟁으로 찌질대기도 하고 서로 정보도 공유하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새 고3이 되어 앞으로 살아갈 내 인생에 있어서 첫번째 큰 관문인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을 106일 앞둔 시점이 되었다. 목표대학 - KAIST / 현재실력 6월기준 언수외 3/2/3 . 주변사람 몇몇은 비웃음을 흘리며 조롱한다.. 분명, 사람이 해 낼수 있는 일이고, 그렇다면 나도 해 낼수 있을것이다. 아니 해 낼것이다. 나는 나의 능력과 의지를 믿기에.. 하지만 공부를 해야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무색하게 집에오면 컴퓨터를 키고 수능갤러리에서 입시정보를 체크한다는 명목하에 당연한듯 디시인사이드에 접속해, 갤러리를 돌아니며 그날 이슈를 체크하며 게시물을 확인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자괴감에 빠져 모든것을 후회하며 괴로워하고있다. 나도 할땐 하는 놈이라는걸 보여주고 싶다, 나를 무시한 학교 선생님에게 나는 다른놈들과는 다르다는걸 보여주고싶다, 가족과 친척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다.... 최근들어 여러가지 동기들이 더해지다 수용할수있는 최대한계치를 초월했다. 내인생의 궁극적 목표점에 비하면 대학입학시험따위의 시련은 한없이 초라하기에, 지금 이순간의 나의 다짐과 맹세를 지키고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가슴속에 품어두었던 나의 원대한 꿈따위는 젊은날의 신기루가 되어 산산히 부셔져버릴것이 자명하다고 확신한다... 가슴속에서부터 지금 이순간 목숨을 건 큰 전환점을 세워야겠다는 타는듯한 목마름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이 다짐이 희미해져 사라져버리기 전에.. 무언가 물러나지 못할 배수진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적당히 적당히 어중간하게 생각하며 지낸 태도의 산물인 나의 방황에있어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디시인사이드에 작별의 글을... 디시인사이드의 상징적인 구심점, 수도, 성지인 쿠키닷컴에 이렇게 글로나마 몇마디 적어남기려고 찾아왔다. 106일이 지난후. 수능시험이 끝나고 다시 이자리에 돌아왔을때 나는 나자신에게 당당할것이다.. 한점 후회남기지 않을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홀로 내린 중대한 결정의 결정체인 승리를 일구워 냈다는, 목표를 이루어 냈다는 뿌듯한 달성감에 취해 다시 리플을 달고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