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속보) 러시이 연방군, 우크라아나에 선전포고앱에서 작성

Rustchmean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25 13:22:53
조회 77 추천 2 댓글 0
														

2fbcc323e7d334aa51bed4e75b83746fb22d2cf34ed7aac0a08f4770241ede4160ef3dca3c5d7b78d4b021e77e7c807152bedb97358e

어쩌다 허리를 다치셨는지 친척분에게 여쭤보니까



병원 다녀오시던 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셨단다.



그래도 엑스레이는 이상 없다고 나와서 친척집에서 보살펴드리고 있었고, 나도 한번 수발들었다.



그리고 바로 예정되었던 가족여행을 떠났다.







MRI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 건 여행가는 길, 친적의 전화를 통해서였다.



병원에 한달가량은 입원해야 할 거란 얘기가 나왔고, 간병인으로 내가 채택되었다.



그날 저녁에 숙소에서 고속버스 티켓을 끊고, 바로 다음날, 여행짐을 들고 나는 먼저 서울로 올라왔다.



그게 벌써 2주전의 일이다.







병원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부족한 짐이나 빨래감은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충받거나 맡기고, 밥은 잘 나오고,



나름 글도 써보고 운동도 조금씩 하고 있고.



재정비할 시간으로 생각하면서 보내는 중이다.







현재 정립한 일과는 대충 이렇다.



할머니가 대소변을 보실 수 있게 화장실을 데려다드리고, 또 뒤처리도 직접 해드리고,



밥 드시게 일으켜드리고, 샤워 시켜드리고, 걷는 운동 시켜드리고, 약 챙겨드리고.



수고 많으신 의사 간호사분들한테 친구들이 가져왔던 과자 돌리고.



그리고 짜투리 시간은 내 차지.







그렇게 바쁘다면 바쁘게 할머니를 보살펴드리던 어느날



크데의 은퇴소식이 떴다.







아직도 생생하다.



할머니 화장실 데려다드리고 밀린 카톡을 읽다가 그 소식을 봤을 때의 충격이.







사실 요새 꼴티 야구를 잘 못본다.



여자전용 병실에 4인실이라 시간대를 감안하면 야구를 트는 행위가 참 눈치보인다.



그래도 멀린스, 마운트캐슬 등의 성적은 챙겨보고 있었지만



20경기 연속 안타의 순간도, 20 20 달성의 순간도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뭔가 무미건조하게 스쳐지나가듯 축하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봤던 그 문장은, 참으로 오랜만에 야구로 잠을 못 이루게 했다.



병실 복도를 서성거리면서 변할 게 없는 그 문장을 곱씹으면서



자꾸 감정이 형용할 수 없게 꿈틀거렸다.



캔버스에 뚝하고 기쁨이 떨어졌고, 차츰 분노와 슬픔, 허무 순으로 온 몸에 번져갔다.



비상구 유도등의 불빛이 그렇게 서늘해 보일수가 없었다.







크데, 그가 누구인가.



오타니보다 통산 방어율이 낮고, 오타니보다 시즌 홈런수가 많은



개야갤의 아이돌, 오리올스의 홈런타자. 비폭력 무저항 슬러거 아니겠는가.



13년, 조따리가 하위에 발을 디딘 그시즌.



그가 쏘아올린 수많은 폭죽들은 국내야구만을 즐기던 내게 신세계를 선사했다





다시봐도 참 말도 안 나오는 파워다.



현재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타자는 탠튼신밖에 없을 것이다.



'멋지잖아? 간지 나잖아?' 그렇게 나는 볼티모어를 보게 되었다. 씨발.







12시즌, 13시즌, 15시즌.



그가 잘했던 시즌은 냉정하게 말해 딱 이 3시즌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mvp 3위에 홈런왕 2회라는 화려한 타이틀이 있었고, 먹씨의 천재이자 구단의 악마 보라스가 있었다.



덕분에 그는, 개차도에게 줄 돈까지 끌어모은 꼴티와 7년 161m이란 대형 계약을 먹씨한다. 이후로는,,.



다들 알다시피, 희대의 광대로 재탄생한다.



개차도의 꼴티 손절은 언급하기도 싫다.







크데에게 먹씨를 안겨준 보라스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한 씨발놈일 뿐이다.



그냥 내 추억의 거포를 짓밟고 나락으로 보낸 크데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덕분에 16시즌을 마지막으로, 오리올스는 본격적으로 꼴티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엑윽보다는 최근에 포시를 간 게 참 다행이다.







그렇게 팀을 고통과 고독에 가둬버리고, 그는 떠났다.



매번 스프링캠프에서 이번엔 다르다고 외치던, 그는 떠났다.



올해야말로 야구를 즐길 수 있겠다던, 그는 떠났다.



남겨진 건, 추억과, 공허한 심장이었다.



그가 떠나간 자리에, 새싹이 돋고 있다.



팀을 재건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돋고 있다.



만시니의 인간 승리 등의 감동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너를 대체할 순 없을 거 같다.



너는 역사를 쌓아올렸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300홈런도 쳤을텐데,



먹씨하고 계속 일했다면 500홈런도 혹시 몰랐을텐데,



이런 가정이야 의미가 없지만 너는 그렇게 망가졌어도 팀의 역사에 남았다.







자꾸 말이 길어진다. 병상에서 써서 그런가.







할머니는 요새 나에게 자꾸 미안하다고 말을 꺼내신다.



아파서 미안하고, 잠을 깨워서 미안하고, 가지각색의 이유로 미안해하신다.



그걸 보면서, 난 너가 생각났다. 너도 아프고 싶어서 정신이 아픈 건 아닐텐데.







너가 덜 아팠으면 좋겠다.



아직 돈은 더 줘야 하지만, 야구판도 떠났으니 널 미워할 이유가 없다.



그냥 가족들하고 잘 살고, 기부도 열심히 해라.



그리고 마음껏 웃고 다녀라, 덕아웃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꼴티는, 너의 유산들로 새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망주들을 볼 때마다 너가 생각날 거 같다.



언젠가, 그들이 반지를 낄 때가 올까.



그땐 너도 한 때의 추억으로 미화될 수 있을까.







잘가라, 텍사스 산 촌놈, 나의 영원한 홈런왕.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2987099 우울증이 무섭네요 ㅁㅁ(125.133) 22.03.01 29 0
2987098 정주신 지분 상속세 다 일본으로 가는거 아닌지?? ㅇㅇ(221.151) 22.03.01 27 0
2987097 정주신 상속세만 9조네요.. [2] ㅇㅇ(210.117) 22.03.01 163 0
298709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비빅니다 ㅇㅇ(223.38) 22.03.01 12 0
2987095 여친신이랑 모텔가서 크아하던 시절이 그립네요 [3] ㅇㅇ(110.70) 22.03.01 84 0
2987094 고추달고 카트라이더 안해본건 쫌.. ㅇㅇ(211.216) 22.03.01 19 0
2987093 오늘 좀비 캠패인 하고싶어서 카스온라인 해봤는데 ㅇㅇ(58.126) 22.03.01 14 0
2987092 저는 택진신 돌아가시면 슬플것같은 ㅇㅇ(118.45) 22.03.01 18 0
2987091 메이플,서든,카트,피온 넷 중 하나도 안해본 졸대남이 없죠 ㅇㅇ(118.235) 22.03.01 15 0
2987090 우크라이나 대통령, 일본의 강력한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명 ㅇㅇ(211.229) 22.03.01 19 1
2987089 히어로즈 구단 인수했으면 우울증 극복했을건데 병신ㅋㅋㅋ [3] 횡령왕개장석(49.142) 22.03.01 66 1
2987088 정주신 딸이랑 결혼하면 재벌이네요 ㅇㅇ(125.135) 22.03.01 19 0
2987086 삼대남이면 넥슨겜 단 하나라도 안해봤을리가 [1] ㅇㅇ(121.188) 22.03.01 35 0
2987085 넥슨 히어로즈를 돌려줘 ㅇㅇ(210.100) 22.03.01 24 0
2987082 정주신이 피3 런칭시킨건지? ㅇㅇ(182.215) 22.03.01 15 0
2987081 유식이 죽으면 디씨 어떤 반응입니까 [3] ㅇㅇ(39.7) 22.03.01 82 0
2987080 이재원은 여기서 몇번 지옥행인가요?? [2] ㅇㅇ(39.7) 22.03.01 35 0
2987079 스포츠단 인수 하나도 안했으니 벌받은것 [1] ㅇㅇ(211.216) 22.03.01 34 0
2987077 자필유서 있나요 ㅇㅇ(1.243) 22.03.01 11 0
2987076 전 돈슨 게임 안해서 그런지 안타깝네요. ㅇㅇ(125.135) 22.03.01 18 0
2987075 잼민이들 돈 빨아서 재산 축적하신분인데 ㅇㅇ(59.10) 22.03.01 24 1
2987074 정주신 우병우랑 뭐엮인거 있는지? [2] ㅇㅇ(175.223) 22.03.01 60 0
2987073 국민의 고혈을 빨더니 운지 ㅋㅋㅋ ㅇㅇ(223.38) 22.03.01 8 0
2987072 이거보면 택진신 멘탈은 존나 단단한거 아닌지 [3] ㅇㅇ(223.38) 22.03.01 141 0
2987071 메이플 피파 카트 서든 4개 다 안해본 이~삼대남 [2] ㅇㅇ(118.235) 22.03.01 56 0
2987070 택진신은 왜 우울증 안걸리는지 [1] ㅇㅇ(8.38) 22.03.01 53 1
2987069 이거 딱 중근첩들 얘기네요 [1] ㅇㅇ(61.76) 22.03.01 34 1
2987068 솔직히 그분 뒤진거 통쾌한데 ㅇㅇ(118.235) 22.03.01 13 0
2987067 은근 잘생긴사람만하던 넥슨 게임 ㅇㅇ(110.70) 22.03.01 25 0
2987066 김정주 투표는 하고 죽었나 [2] ㅇㅇ(211.216) 22.03.01 94 0
2987065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택진신은 건강한 ㅇㅇ(118.45) 22.03.01 15 0
2987064 김정주 사망 기념 테라버닝이나 열어야죠 [1] ㅇㅇ(39.7) 22.03.01 30 0
2987062 김정주덕분에 수천만명이 즐거운 청춘을 보냈는데 [1] ㅇㅇ(175.223) 22.03.01 56 0
2987060 메이플 유저들의 창의력이 기대되네요 ㅇㅇ(223.38) 22.03.01 19 0
2987059 메이플갤러리 졸대남들 반응 [2] ㅇㅇ(223.38) 22.03.01 80 1
2987058 석열타티스 실망이네요? [3] ㅇㅇ(116.34) 22.03.01 113 1
2987057 근데 저 돈으로 우울증 왜 걸리는건지 [4] ㅇㅇ(117.111) 22.03.01 62 0
2987055 정주신이 16조원으로 이재명 찍으면 백만원씩 준다고 했어야죠 ㅇㅇ(220.92) 22.03.01 23 0
2987054 좆론 머스크가 보트타야하는데 ㅇㅇ(118.235) 22.03.01 17 0
2987053 개정주니까 안타까움 반 기쁨 반이지 씨발택진이면 ㅋㅋㅋㅋ [2] ㅇㅇ(39.7) 22.03.01 92 0
2987051 김정주 아들은 없고 딸만있네 ㅇㅇ(211.216) 22.03.01 59 0
2987050 러시아군도 은근 당나라군대였네요 ᆼᆼ(125.51) 22.03.01 20 0
2987049 피파4에 존테리 이바노비치 출시해라 [3] ㅇㅇ(110.70) 22.03.01 55 0
2987048 밑에 삼부토건 댓글보니까 분위기 대충 보이네요 ㅇㅇ(175.223) 22.03.01 47 0
2987047 개정주 씨발놈 면제겜유저들의 돈을 돌려줘 ㅇㅇ(221.155) 22.03.01 17 0
2987046 [10심각]민주당 평균수준 qq(175.223) 22.03.01 26 1
2987045 이대남~삼대남중에 넥슨게임 안해본사람 0.1%는 될지? [2] ㅇㅇ(124.51) 22.03.01 41 0
2987044 JJ도 보트 탔으니 ㅇㅇ(59.10) 22.03.01 17 0
2987043 국내최대카지노업체 창업자가 죽었네요 ㅇㅇ(1.243) 22.03.01 26 0
2987042 일론머스크 보트타면 어떤반응일지 ㅇㅇ(130.234) 22.03.01 1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