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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물의 배신 메커니즘

ㅇㅇ(222.101) 2021.04.04 13:14:08
조회 30 추천 0 댓글 0


인간이 망가지는 이유는 이겨먹으려는 조급한 마음 때문이다. 이겨야 사건이 다음 단계로 연결된다. 사건이 연결되어야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있다. 그럴 때 당당하다.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녹아든다. 집단과 내가 결속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 팀과 하나가 된다. 가족과 하나가 되고, 동료와 하나가 되고, 세상과 하나가 된다. 그 안에서 상호작용이 활발하다. 그것이 기세다. 인간은 언제라도 기세 안에서 호흡하기를 원한다. 지면 아웃된다. 금 밖으로 밀려난다. 연결이 끊어져서 어색하다. 


    쪽 팔린다는 말이다.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없다. 그럴 때 호르몬이 명령한다. 뭐든 해보라고. 그런데 집단과의 연결이 끊겨서 할 수 있는게 없다. 하라고 명령이 떨어졌는데 할 수 있는게 없으면 자해를 하게 된다. 아기는 괜찮다. 뒹굴어버리면 된다. 


    울어버리면 된다. 어른들이 달려와서 손을 잡아준다. 집단 속으로 이끌어준다. 젊은이는 승부에 개의치 않는다. 상호작용 하며 집단에 가담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집단의 승리를 나의 승리로 간주하면 된다. 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면 분위기에 묻어간다. 


    나이가 들면서 교만해진다. 두목 침팬지 호르몬 때문이다. 혼자 고독하게 타석에 서서 투수와 일대일로 승부해야 한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 개의 눈동자가 나 하나를 주목하니 쪽이 팔려도 매우 팔린다. 부하는 져도 되지만 두목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두목 자리에서 밀려나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실무자는 해고되어도 다른 기업에 스카웃 되지만 사장은 회사가 망하면 갈 곳이 없다. 세상과 어긋난다. 집단과의 결속이 깨져 겉돌게 된다. 할 수 있는게 없고 해봤자 의미가 없다. 사건이 연결되지 않는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법인데 맨 앞에 있는 머리는 물지 않는다. 꼬리를 잘리면 완벽하게 고립된다. 하늘이 무너진다. 그럴 때 변절하고 배신한다. 잘난 사람은 배신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못난 사람도 배신하지 않는다. 


    집단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잘난 사람은 여기서 지면 저기서 이기면 된다. 다른 곳에서 새로운 전단을 열어가기다. 못난 사람은 져도 내 잘못이 아니다. 팀을 정비하여 재도전 한다. 더 많이 훈련하면 된다. 말재주로 어중간하게 잘난척 하는 사람이 배신한다. 


    불협화음 때문이다. 이문열이 세상과 불화하는 이유다. 잘났다 싶은데 마땅한 역할이 없다. 개혁을 주장하려니 아는게 없고 리더가 되려니 따라주는 동료가 없다. 데모를 안했으니 받쳐주는 세력이 없다. 혼자 잘난 외톨이 신세가 되어 할 수 있는게 없다. 


    불러주기는 하는데 끼워주지를 않는다. 초대는 해놓고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 내가 먼저 말을 걸려고 하니 자존심 상한다. 내가 낸데.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상처입는다. 그럴 때 인간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그것은 명성을 팔아먹는 매명이다.


    권투선수는 매품을 팔아 살고 작가는 명성을 팔아 산다. 독자가 만들어준 인지도를 팔아먹는 배반이다. 알아야 한다. 이기려 하는 자세 자체로 져 있다는 사실을. 무의식에 휘둘리고 호르몬이 지배되며 인간다움을 잃고 본능을 따르는 동물로 전락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기세에 지배되는 사실 자체로 환경과의 승부에 져 있다. 배운게 뭐냐고? 선비는 다르다. 글자 아는 사람은 다르다. 역사와의 큰 승부, 진리와의 큰 승부, 문명과의 큰 승부, 신과의 일대일에 관심을 가질 뿐 눈앞의 작은 게임에 대해서는 초연하다. 


    배운 사람은 언제든 상황에 맞는 역할을 찾아낸다. 선비는 세상과 소통하는 백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 잘될 때는 나아가 집단을 지도하고 잘 안될 때는 물러나 후학을 양성한다. 정치를 할 수도 있고, 저술을 할 수도 있고, 학문의 연구에 매진할 수도 있다. 


    자연과 더불어 즐길 수도 있다. 젊어서는 초대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늙어서는 초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늙어서 초대받으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게 추태다. 확실한 자기 영역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이 떠돌이 개처럼 이곳저곳을 기웃대는 것이다.


    백 살이 넘어서 신문기자가 불러주니 좋다고 희희낙락인게 가짜 지식인의 진상짓이다. 지식인은 언제나 자신이 이기는 게임을 설계할 수 있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 영역이 확고해야 올 사람이 온다. 이쪽이 끊기면 저쪽을 이어간다.


    불리하면 다른 쪽에 새로운 전단을 열어간다. 정치에 지면 학문으로 이기면 된다. 이것 저것 다 져도 마지막에 가족 하나는 건진다. 내가 쌓아놓은 학문의 영역이 확고하면 가능하다. 최후에 신이 내편이면 된다. 눈앞의 승부에 연연하여 무리할 이유가 없다. 


    인간의 배신에는 이유가 있다. 소인배가 두목 호르몬이 나오면 배신한다. 인간이 덜 되었기 때문이다. 부하로는 인간이 되었는데 리더로는 인간이 되지 못했다. 배신하지 않고 이길 방법이 없을 때 인간은 배신한다. 얻은 명성을 조중동에 팔아먹는다.


    그것이 유일한 승리의 방법이니까. 이겨먹으려고 배신한다. 이겨먹으려고 거짓말 하고, 이겨먹으려고 양심을 팔고, 이겨먹으려고 자해한다. 굶주린 문어는 제 살을 뜯어먹고 실력 없는 논객은 제 명성을 팔아먹는다. 중권과 서민은 김어준에게 진 것이다.


    이겨보려고 변희재의 길을 선택했다. 변희재의 후배가 되어 심부름을 하고 있으니 쪽 팔린다. 신 앞에서 이겨야 이긴 것이며 진리 앞에서 이겨야 이긴 것이다. 조악한 이분법의 논리로 정치적 프레임을 걸어서 이겼다고 선언하는 억지승리는 의미가 없다. 


    아큐정전의 정신승리법이다. 그들은 진보진영 내의 서열싸움에 지고 보수로 도망쳤다. 호르몬에 지고 집단의 무의식에 졌다. 인간에서 동물로 추락한 것이다. 나는 적들의 배신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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