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나도 첨에 미군애들이랑 농구할때 이거 적응안되서 졸라 어리버리깠는데...뭐냐면
파울 콜이 반대다-_- 우리는 파울한 사람이 콜하고, 여기는 파울당한 사람이 콜한다.
정서의 차이에서 나오는...어쩌면 당연한 관습법 차이인듯.

우리나라는 보통 파울 한 사람이 먼저 "자백" 하는 스타일이잖음?
파울했으면 솔직하게 파울했다고 먼저 얘기하고, 좀 세게 부딪쳤으면 먼저 사과하는 게
우리나라 동농의 매너...라면 매너이고, 가끔 먼저 콜 안하면 당한 사람이 "쫌전에 파울이잖아요?"
이러면서 파울한 사람이 인정 안하는 경우 가끔 투닥투닥;;도 하고 그러는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파울 당한 사람이 "지적" 하는 시스템임.
파울당한 사람이 "파울!" 이라고 콜을 부르기 전엔 대부분 다들 당연하게 경기 속행해버린다.
예를 들어 내가 공격하다가 점프슛을 쐈는데 상대 수비가 내 팔을 치는 파울을 하면
내가 "파울!" 이라고 제대로 다 들리도록 콜을 하지 않으면 그냥 플레이 계속이다.
물론 보기에 너무 명백하게 몸으로 들이받거나-_-하면 같은 편이 대신 콜해주기도 하고
적당히 경기도 멈췄다가 다시 진행하고 하지만, 웬만한 경우는 콜 없으면 경기는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애들이랑 외국애들이랑 섞여서 동농하면, 적응 안된 상태에서는
서로 어이없어하는 경우가 많음.
우리가 보기엔 "저놈 파울하고 안한척하네?" 고
걔들이 보기엔 "왜 콜은 안하고 똥씹은 표정?" 인거지...ㅋㅋ

혹은 한국사람이 수비하면서 돌파하는 외국인 공격자 막다가 파울을 범했는데 돌파가 성공해서
골이 들어가 버리면, 그때서야 한국사람은 쫌전에 파울이었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사람 입장에선 "그 전에 내 파울이었으니까 노카운트로 하고 사이드라인에서 다시 시작" 이고
외국인 공격자 입장에선 "내가 파울 당했지만 콜도 없었고 해서 밀어붙여서 넣었는데
득점해놓고 나니 뒤늦게 파울콜하고 노카운트 하는건 뭥미?" 인거다.

둘다 장단점이 있다.
한국식 동농에서...뭐 많이들 겪어봤겠지만, 공격자 입장에선 신체접촉이 있었지만
별로 큰 충돌도 아니고 이미 리듬 타서 공격 계속하고 있는데
수비하던 애가 자기 파울이라고 갑자기 맥없이 콜해버리면 분위기 팍 루즈해지고...
그런 단점도 있지만 대체로 파울 범한 사람이 파울을 자진해서 불어주면 파울이냐 아니냐에 대한
합의가 쉽기 때문에 서로 아웅다웅할 일은 적은 편이지.
그리고 애매한 터치아웃 같은것도 서로 자기볼이라고 졸라 우기기보단 적당히 무난하게 양보하고
양측 모두 화목하게 겜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쩌다 있는 노매너들만 안 만나면
무난하고 기분좋게 겜을 할 수가 있다.

여기 스타일대로라면, 다 좋은데 자주 티격태격한다-_-
"파울!(파울당한 공격자가)" "ㄴㄴ 안쳤음!!!!(수비수)" "쫌전에 팔 쳤잖음!!!!!!!!!!!!!!!"
이런 식으로...게다가 애들이 다들 졸라 열심히-_-뛰는 편이라 터치아웃도 그렇고 파울도 그렇고
애들끼리 자주 싸운다. 물론 진짜로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리고 농구할 때 우선순위를 두는 가치-_-가 다르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써놨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너", "우리편/상대편 전체의 즐거움" 을 중요시하는 반면
얘들은 무조건 "승리" 다. 특히 흑인애들. 졸라 열심히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농을 뛰면서 파울콜이나 공 소유권에 대해 쵸큼 억울하게 느껴지더라도
분위기 깨고 싶지 않아서 적당히 서로 양보하고 그러는 편이고
굳이 파울이 아니더라도 힘대 힘의 강렬한 몸싸움은 좀 자제하려고 하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섞여서 팀을 이뤄도 볼호그짓 안하고 웬만하면 패싱플레이 하려고 하는 반면

외국인 애들, 특히 흑인들은 전반적으로 승부욕이 졸라 강하다.
겜 끝나고 나면 웃으면서 헉헉거리고 서로 수고했다고 한마디씩 하고 담배 나눠피고 그래도
겜 중에는 몸싸움도 졸라 빡세게 하고 파울콜에도 양보를 잘 안한다.
그리고 볼호그가 조낸 많다;; 슛빨 좀 된다 싶으면 대부분 공 돌리거나 주저하지 않고
자신있게 개인공격 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