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으로 우려를 샀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지난달 28일 1차전 이후 지나친 신경전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전자랜드-KCC의 플레이오프가 4차전에서도 폭력으로 얼룩졌다． 심판 판정과 관련해 불만을 표시한 전자랜드의 5차전 보이콧 시사로 잔치가 난장판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양팀 선수단의 신경전과 관련해 KCC측이 경기전 폭로전까지 불사, 도덕적으로도 치명적인 손상이 가해졌다． 더 이상 추한 모습이 나올 게 없다．
　

과도한 몸싸움으로 양팀 선수들이 같이 나뒹구는 일이 잦았던 코트에서는 결국 경기 직후 싸움이 벌어졌다． 경기중 전자랜드 윤영필과 하승진이 엉켜넘어진 것과 관련해 KCC 직원이 욕설을 해댔고 이에 화가 난 전자랜드 포웰이 경기 직후 KCC 벤치에 들어가 직원을 찾아다니며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만류 끝에 싸움은 진정됐지만 이 과정에서 스탠드에서 코트로 야유가 쏟아지고, 응원도구가 던져졌다．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은 역전패 직후 인터뷰에서 "KCC가 돈이 많은 구단이고, 전자랜드가 돈이 없는 구단이라 그런지 몰라도 KBL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뛰어야 하는가"라며 "5차전에 나갈지 말지는 구단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경기를 하란 말인가"라며 자리를 떴다．
　

상대 KCC 허재 감독도 이날 경기중 한층 수위가 높아진 신경전과 관련해 "이건 농구가 아니라 싸움이다．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날 것인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경기 전에 1차전 때의 비화를 폭로하며 신경전에 기름을 부었다． 허 감독은 "전자랜드 코치가 우리팀 코치에게 1차전 매너를 지적하며, \'몇몇 선수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고, 이후 부상 선수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진위여부와 관계 없이, 농구판 전체의 도덕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말이었다．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이 "이번 처럼 악화된 상황은 처음이다"고 우려를 표한 가운데, KCC 하승진은 "신인으로 이런 말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러다 팬들 다 떠나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 윤승옥기자 touch@
-----------------------------------------------------------------------------------------------------

전랜 코치 누구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