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전주 박세운 기자] "농구인생 최고의 순간입니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이 활짝 웃었다. 1997년 데뷔 후 단 한번도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던 프로농구 \'무관의 제왕\'이 2008-09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추승균은 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서울 삼성과의 7차전에서 24점을 기록, 98-82 팀 승리를 견인했다. 기자단 투표 결과 67표 중 60표를 획득해 MVP로 선정됐다. 그간 무관의 제왕이라는 타이틀에서 비롯된 설움은 한꺼번에 사라졌다.

다음은 추승균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축하한다

"힘들다. 아직 긴장이 덜 풀려서 그런지 더 힘들다. 긴장이 풀리면 며칠 고생할 것 같다"

-우승 소감은?

"이전에 3번 우승했을 땐 막내였다. 4번째 우승은 최고참이자 주장으로 이뤘다. 부담이 많았다. 책임감이 이토록 대단한 것이구나 깨달았다. 그래도 우승을 해봐서인지 예전보다 침착한 것 같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

"6차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솔직히 7차전 걱정이 많았다. 오히려 동생들이 나를 북돋아줬다. 코트서 쓰러지겠다는 각오였다. 동생들에게 너무 고맙다"

-마침내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났다

"12년동안 나름 최선을 다해 농구를 했다. 중요한 순간 챔프전 MVP를 받아 너무 기쁘다. 뒤에서 고생한 가족들에게 고맙다. 나 혼자 잘해서 탄 상은 아니다.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가 끝이 아니다. 다음엔 동생들이 MVP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지난 12년의 세월이 스쳐 지나갔다. 노력을 하다보니 끝내 큰 상 하나 받는구나 싶다"

-프렌차이즈 스타로서 이번 우승이 남다를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현대를 좋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구단은 타 구단과는 달리 동생들이 착하고 모두 열심히 한다"

-자신은 어떤 농구선수인가

"최고가 되기보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날 보고 배우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싶다.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큰 상이 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동안 상복이 없었다. 아쉽지는 않았나

"원망은 안해봤다. 주어진 역할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지금이 농구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이상민과 하승진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다 끝났으니 서로 좀 쉬다가 술 한잔 하고싶다. 하승진이 골밑에서 버텨줬기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그 덕에 나도 큰 상을 받았다. 고맙다. 더 발전할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