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CBS체육부 임종률 기자]

5시즌만에 <U>프로농구</U> 통산 최다인 4번째 최고왕좌에 오른 전주 KCC. 두 시즌 전 꼴찌 추락과 주축선수들의 이적 등 우여곡절 끝에 얻은 우승이라 더욱 값졌다.

그래서일까. 지난 1일 전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KCC의 축승회에는 숨겨진 기구한 사연들이 준비돼 있었다. 준우승을 했다면 자칫 묻힐 수도 있을 뒷얘기들을 모아봤다.

▲<U>임재현</U> " 하마터면 거시기 잘릴 뻔…성전환(?) 계약서 돌려주세요 "

가드 임재현은 우승보다 남자로서 구실을 하게 된 데 더 기뻐하는 듯했다. 축승회 무대에 오른 임재현은 " KCC건설 사장님(정몽열)과 남자로서 중요한 약속을 했다 " 면서 " 이제 우승을 했으니 그 계약서를 찾아야겠다 " 고 다소 엉뚱한 소감을 밝혔다.

어찌된 연유인지 들어보니 그럴 만도 했다. 지난 2007-08시즌을 앞두고 KCC에 FA(<U>자유계약선수</U>)로 온 임재현은 정몽열 사장과 이면 계약(?)을 맺었다. 다름아닌 우승을 못할 경우 남자의 \'중요 부분\'을 자르기로 했다는 것.

임재현은 " 4강에서 탈락한 지난 시즌은 이적 후 첫 시즌이라 그냥 넘어갔지만 올해도 못했으면 정말 성전환할 뻔했다 " 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 함께 왔던 (서)장훈이형도 계약서를 썼지만 시즌 중 <U>전자랜드</U>로 가서 무효가 됐다 " 면서 " 나 혼자만 농구 그만 두는 줄 알았다 " 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드시 임재현이 우승컵을 들었어야 했던 이유였다. 한국프로농구(KBL) 간판가드가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뛰게 될 초유의 사건은 일단 무마된 셈이다.

▲신명호 · 이중원 " 우리 좀 쉬었다가 입대하면 안 될까요? "

이날 또다른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은 신명호와 이중원이다. 코뼈 골절 투혼을 보인 신명호는 우승 소감으로 " 우승을 기쁘지만 3일 뒤엔 4일 입대해야 한다 " 고 말해 축승회장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탄성이 흘러나왔다.

나란히 26살인 신명호와 이중원은 상무 입대가 결정됐다. 다른 팀 선수들은 이미 입대한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플레이오프(PO) 기간이라 미뤄졌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이 최종 7차전까지 가면서 입대 전 이들이 쉴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중 코뼈 골절상을 입은 데다 PO에서 격전을 치르면서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입대 예정자들은 넉넉한 시간을 갖고 지인들을 만나지만 두 선수는 그럴 만한 시간조차 없는 것이다. KCC 관계자는 " 이중원이 \'군대 가는 것도 좋은데 조금만 쉬었다가 가면 안 될까요\'라고 푸념하더라 " 고 귀띔했다.

▲<U>추승균</U> " 자유투 2개 모두 놓친 거 난생 처음 "

주장 추승균(35)은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프로 데뷔 후 12시즌만에 첫 수상이다. 노장임에도 정규리그 전 경기(54)를 뛰었고 6강과 4강 PO, 결승전까지 17경기를 모두 나오는 투혼을 발휘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챔프전 7차전에서 팀내 최다인 24점을 넣었지만 추승균은 5, 6차전 각각 7점과 8점으로 부진했다. 자유투가 정확하기로 정평이 난 추승균은 6차전에서 한번에 2개를 모두 놓치는 드문 광경도 보였다. 축승회에서 추승균은 " 자유투를 연속 놓친 것은 난생 처음인 것 같다 " 고 말했다.

올시즌 추승균은 자유투 성공률은 88%에 이른다. 10개 던지면 1개 놓치는 셈인데 어지간히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다. 추승균은 " 레이업을 들어가야 하는데 발이 안 떨어지더라구요 " 라며 격전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KCC가 올시즌 치른 총 71경기는 역대 KBL 한 시즌 최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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