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골이 심상치 않다. 대학농구의 명가 고려대가 심각한 내분으로 1차 연맹전 참가가 어려울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고려대 체육위원회는 임정명 감독과 선수 학부모들이 큰 갈등을 빚자 지난 27일 농구부 모두에게 훈련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사태는 일부 선수에 대한 특혜 시비 및 특정 선수 농구부 퇴단 요구, 코칭스태프의 고압적인 지도방법과 심한 폭언 등을 이유로 학부모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며 드러났다.

탄원서를 제출한 학부모 측에서는 고려대 운동부의 비전 선포식 이후 임 감독이 체벌을 할 수 없게 되자 학부모와 선수들에게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각서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각서 한번 쓰지 않은 선수와 학부모가 없을 정도 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에선 올 초 A선수의 경우 임 감독에게 뺨을 맞아 고막이 터지기도 했으며, 이 사실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선수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만일 사실로 판명날 경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임 감독의 사임은 피할 수 없다.

탄원서 제출에 앞장섰던 한 학부모는 " 일부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편애로 나머지 선수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이 과정에서 연습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 " 며 임 감독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며 객관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 기량이 처지는 일부 선수의 학부모들이 자식이 더 이상 농구부에 적을 둘 수 없게 되자 고학년 학부모들을 부추켜 일을 확대했다. "

고려대 농구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오해를 낳으면서 감정까지 격해진 것이 사태를 어렵게 만든 일 " 이라며 개탄하기도 했다.

고려대 체육위원회 한 관계자는 탄원서를 접수한 이상 학교 측에서는 진실 규명을 위해 힘을 쓸 것이며 이미 내부 감사가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감사가 마무리 된 이후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임정명 고려대 감독은 2008년 4월 모교에 부임 이후 1차연맹전과 종별선수권대회에서 팀을 모처럼 정상으로 이끌며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전임 감독에 이어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9-06-03 한필상 기자(murdock@jumpbal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