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양동근을 겨냥했다. 그리고

자신감을 보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일본의 대형 포인트가드 신슈케 가시와기(1m80)때문이었다. NBA 진출을 위해 미국행을 택한 일본의 가드 다부세 유타보다 낫다는 신예 야전사령관이다.

　일본의 한 대표팀 관계자는 "가시와기는 게임리드, 파워, 슈팅 등 모든 면을 갖춘 포인트가드다. 한국의 양동근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가드진의 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일본의 예상은 100％ 틀렸다. 양동근 때문이 아니었다. 올 시즌 KBL 정규리그 MVP이자 최고의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버티고 있었다.

　이번 대회 주희정은 불안했다. 준결승전까지 3점슛이 하나도 없었다. 6개 던져서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KBL 공인구 스타볼보다 반발력이 뛰어나고 가벼운 이번 대회 공인구 몰튼(Molten)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희정은 "중거리 슛에 감을 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승전에 주희정이 \'돌변한\' 이유는 아내 박서인씨 덕이다. 준결승까지 부진했던 주희정은 결승 전날 답답한 마음에 아내에게 전화했다. 그러자 박씨는 "전화올 줄 알았어. 잘 풀릴거야"라며 "정규리그 MVP다운 모습을 보여줘"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동대문에서 타로점을 봤는데 금의환향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희정은 마음을 가볍게 먹고 심기일전했다.

　결승전에서 주희정은 정규리그 MVP다웠다. 13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3점슛도 3개(5개 시도)나 성공시켰다. 반면 가시와기는 주희정의 기세에 눌려 7점만을 기록한 채 4쿼터 막판 5반칙 퇴장으로 쓸쓸히 코트를 물러나왔다.

　4쿼터에 특히 돋보였다. 오세근의 퇴장과 김민수의 파울 트러블로 한국은 골밑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주희정은 김민수와 효율적인 2대2 공격으로 활로를 뚫었다. 그 와중에 스틸까지 2개나 기록하며 승부사의 모습을 보였다.

　주희정은 "아내의 전화 후 마음이 푸근해졌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타로점대로 우승컵을 들고 가서 다행"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