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성호준] 구단과 연봉 갈등을 겪고 있는 프로농구 스타 김승현(31·오리온스)이 이면 계약을 폭로했다.

김승현은 8일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 2006년 오리온스와 계약한 연봉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오리온스가 당시 KBL에 신고한 김승현의 연봉과 다른 액수의 금액이 적혀 있는 서류다. 이른바 뒷돈의 존재를 폭로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 김찬호(59)씨도 “양측이 서명한 계약서가 있다. 필요하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FA 계약 당시 김승현의 실제 연봉은 10억원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를 두고 김승현의 아버지는 이날 “7억2000만원보다 많은 액수”라고 했고, KBL 김인양 사무처장은 “액수는 세간에 알려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자유계약선수가 된 2006년 연봉 4억3000만원 등 3시즌 평균 5억3700만원을 줬다고 KBL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날 김승현의 폭로로 오리온스가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제한)을 어긴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KBL은 “조사한 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현의 부친은 오리온스가 사문서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부진해서 다음 시즌엔 계약서 액수보다는 좀 깎아서 받고 열심히 뛰려고 했다. 그런데 팀에서 5억5000만원에 하자고 해서 승현이가 \'더 얘기할 것도 없다\'고 자리를 차고 나왔다.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었는데 승현이가 7억2000만원에 서명을 해서 조정신청을 냈다는 소리를 듣고 황당했다. 조정신청은 무효”라고 말했다.

오리온스가 KBL에 낸 연봉 조정신청서엔 김승현의 서명 대신 도장이 찍혀 있다. 그러나 KBL은 이 서류가 유효하다고 판단, 재정위원회를 열었고 김승현의 연봉은 팀이 원한 6억원으로 결정됐다. 김승현은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면서 불복할 뜻을 밝혔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