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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알'강은식의 전력질주

aa(211.178) 2010.03.17 23:54:59
조회 84 추천 0 댓글 1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센터 강은식(사진)은 눈앞이 캄캄했다. 군에 갔다 오면 주전 자리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같은 포지션에 삼성에서 이적해 온 서장훈이 떡 버티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승진까지 들어왔다. 팀으로선 더할 나위 없는 전력 보강이었지만 강은식은 설 자리가 없었다.

그는 2005년 전주 케이씨씨(KCC)에 입단했다. 서장훈과 하승진이 없던 새내기 시절엔 3라운드부터 출장 기회가 잦았다. 25경기에서 평균 8분49초를 뛰었고 경기당 1.6점, 1튄공잡기를 올렸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상무에 입대했다. 그런데 제대 후 맞이한 지난 시즌엔 거의 벤치를 지켰다. 개인 기록도 반토막(0.8점, 0.7튄공잡기)이 났다.

그는 "경기에 못 나간다고 마냥 쉬고 있을 순 없었다"고 했다. \'살아남기 위해선 외곽슛을 장착해야 한다.\' 그는 암팡지게 마음먹었다. 밤늦게 남몰래 코트에 나와 하루 500개씩 3점슛을 던졌다. \'언젠간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은 현실이 됐다. 서장훈은 이미 지난 시즌 전자랜드로 이적했다. 하승진도 지난 1월 말 올스타전 때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5라운드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골밑은 물론 외곽에서도 3점슛을 펑펑 터뜨렸다. 그런데 운이 없었다. 크게 활약한 날은 꼭 아쉽게 졌다. 수훈선수로 인터뷰가 예약되면 막판에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빛나고 있다. 서울 삼성과의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이승준을 꽁꽁 묶었다. 승부처에선 연속 가로채기를 속공으로 연결해 상대의 김을 뺐다. 조진호 케이씨씨 홍보팀장은 "1차전 승리의 숨은 공신"이라며 치켜세웠다. 2차전에선 3점슛 3개에 7튄공잡기, 3차전에선 14점(3점슛 3개)에 9튄공잡기로 점점 활약이 크다. 쏟아지는 찬사에 그는 "그저 얼떨떨하다"고 했다.

사실 강은식은 어릴 때부터 스승인 허재 케이씨씨 감독을 보면서 자랐다. 1982년에 태어난 그는 줄곧 서울 용산구 용산동 이른바 \'해방촌\'에 살았다. 82년이면 허 감독이 \'야생마\'라는 별명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용산고 2학년 때다. 그도 용산중·고교에서 농구를 했다. 케이씨씨는 구단주부터 단장, 감독까지 용산고 선배들 일색이다. 그런 선배들을 보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강은식의 별명은 타조알이다. 타조처럼 다리와 목이 긴데다 타조알처럼 머리 모양이 동그랗고 매끈해서 붙여졌다. 요즘 강은식의 활약을 보면 알에서 깨어나 거침없이 질주하는 타조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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