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나뿐인 애마, 페라리야...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기억하니?

바나실에게 교배를 맡긴 뒤...

나는 마구간지기 앞에서 조마조마하며 어떤 녀석이 나올지 기다리고 있었지.

얼마나 지났을까... 망아지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이내 바나실이 조심조심하며 품에 꼭 안고 나온 너는,

내가 그토록 원하던 기린마였어.

넌 순가까지 달고 태어난, 말그대로 영재중에 영재였지... 

난 이렇게 똑똑하게 태어나준 너가 너무 자랑스러웠단다.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길드채팅에 도배하다가 욕을 먹었을 정도야.

나의 소원은... 너가 앞으로 스킬만 쑥쑥 잘배우고, 평균 성장치 0.6%를 찍는거였어.

하지만, 넌 15살이 될때까지... 스킬 4개를 배우는데 그쳤었고...

성장치는 미양가가가양미가가가가가가양가를 달리고 있었지...

나는 너무 화가난 나머지...

너와, 네 동생에게까지 몹쓸짓을 했어.

분노에 찬 발걸음으로 하이델로 달려가서,

퇴근하려는 바나실의 멱살을 붙잡고는

"저번에 맡겨둔 내 밤꽃마... 어딨지...?"

바나실은 흥분한 내 모습에 당황했지만

이내 내가 오래전에 맡겨둔 밤꽃마를 데려왔어.

나를 너무 오랜만에 본 탓인지, 아니면 그저 어두컴컴하고 외로운 마구간에서 탈출했다는 기쁨 탓인지

녀석은 고삐를 쥐고있는 바나실의 손을 격하게 뿌리치며 나에게 달려왔어.

그 모습을 보고 순간 마음이 약해졌지만,

이내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주머니에서 35000은화를 꺼내들었고 바나실에게 말했어.

"바나실... 교배를.. 부탁해..."

바나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어.

그럴수밖에 없었지. 이녀석들은 13살, 15살밖에 안된 어린 말들이였고,

심지어 남매사이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어쩔수 없었어. 교배를 감행했지.

바나실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너희 둘을 끌고 마구간으로 들어가는데,

아무것도 모른다는듯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고개를 돌리며 나를 바라보는 너희 둘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바나실의 거친 채찍소리가 들리고,

고통과 동시에 나에대한 원망에 몸부림치는 너희 남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어.

난 도저히 그 소리를 들을수가 없었지.

말도 타지 않은채, 맨발로 하염없이 만샤숲까지 뛰어가서

너희의 울음소리를 잊기 위해 아무 죄없는 만샤를 학살했어.

그렇게 정신없이 만샤를 학살하다 보니, 바나실과의 약속시간이 다되가던 시간이였어.

난 너희에 대한 죄책감에 휩싸인채로 바나실에게 달려갔고,

거친 숨을 내몰아쉬며 풀썩 주저앉아있는 너희 둘과

척봐도 낮아보이는 등급의 망아지를 안고있는,

그게 낮은 티어의 망아지때문인지, 아니면 죄책감 때문인지 모를, 

침통한 표정의 바나실을 봤어.

난 죄책감과 동시에 오묘한 실망감에 휩싸였지...

그렇게 너희 둘을 마구간에 맡기고,

죄책감과 실의에 빠진채로... 며칠이 지난 뒤에야 널 마주할수 있었어.

마구간에서 나오며 날 보자마자

예전 일은 다 잊었다는듯이 웃으며 뛰어오는 너를 봤을때의

내 기분은

도저히 글로써 표현할 수 없을꺼야..

난 미안한 마음에

너에게 10강 편자와 여러 마구들을 입혔어.

그리고나서, 곧장 아분마을로 달렸어.

그리고 다시 트렌트마을로, 또 다시 트렌트마을에서 아분마을로...

성장치가 조금이라도 높아지길 바라며, 전질이 붙길 바라며...

편자가 다 닳아버려서 수리를 하러가야했을때도 많았을정도로...

정말 미친듯이 뛰었던것같아.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넌 19살이 됐어.

그리고 한동안 잊고지냈던 너의 능력치를 확인했지.

넌 나아진게 없었고, 편자를 빼면 속도가 134.5%밖에 나오지 않더라....

영재인 너를 잘못 키워낸 내 육성 방식의 잘못이였을까,

아니면 너가 영재였던게 아니라 그냥 서번트 증후군 걸린 자폐마였던걸까.

이런 허탈감에, 나는 너에게 더이상 동정심도, 죄책감도 없어졌어.

난 너가 20살이 되면, 바로 자궁봉합수술을 시킨다음

15살이 된 네 동생이랑 한번더 교배를 시키고나서 바로 마시장에 올려버리려고 해...

난 너가 30살이 될때까지,

내가 검은사막 인생을 끝마칠때까지.. 함께 하게될 줄 알았는데...

그니까 씨발 전질만 배웠어도 이런일은 없잖아... 개같은년아..

레벨이랑 스킬때문에 하한가도 존나 높아서 안팔릴거같아...

하... 

안팔리면 그냥 이새끼 동생이랑 교환시켜야겠다..

죽을때까지 동생이랑 몸 부대끼면서 죽어라...

개같은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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