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낳은 기재도 슬럼프에 빠져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육씨가 압천찡과 재능문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는 90세를 넘긴 노인이었다.
 압천찡은 육씨의 자질을 알아보고 그를 거두어들였고 그의 천부적 자질은
압천찡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루하루 엄청난 양의 수련을 쌓을때마다 그는 자신감에 넘쳐났고 육체의
노쇠화를 느낄때마다 환골탈태의 경지를 통한 새로운 육체를 열망하고 
또한 절박해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생각지도 못했던 슬럼프가 그에게도 찾아오고 말았다. 
 일취월장하던 육씨는 어느순간 커다란 벽에 가로막혀 
넘쳐 흐르던 자신감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럴수록 그는 수련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노력에 노력을
덧칠하곤 하였지만 총기에 찼던 두 눈엔 짙은 회의감이 서려있었다.
 
 보다못한 압천찡이 자괴감에 사로잡힌 육씨를 
한심하단 눈빛으로 혀를 차며 입을 여셨다.

"쯧쯧, 너란놈은 고작 이정도밖에 안되는 놈이었단 말이냐?"

 육씨는 자신이 믿고 따르는 압천찡에게 처음으로  면박을 당하자
큰 충격을 받아 심히 당황하며 말하였다.

"압, 압천찡... 소인의 재량은 여기까지가 한계인것 같습니다.
지난 한달간 계속해서 트레이닝의 강도를 높혔으나 도무지 진전이 보이질 않습니다."

압천찡은 눈을 슬며시 감고는 육씨를 타일렀다.

" 바보같은 녀석... 내가 이런놈을 거둬들이고 가르치다니...
 잘 듣거라. 일정 경지의 끝에 다다라 새로운 경지를 눈앞에 두고
그 벽에 가로막혀 더이상 진전이 없을때...
이때는 육체의 단련보단 내면의 깨우침이 훨씬 중요하다.
깨우침을 얻은자만이 새로운 경지를 밟을 수 있게 되는것이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육씨는 영감을 받아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이를 모르는 압천찡의 연설은 계속되었다.

"초절정으로 넘어가기 위한 깨닳음을 얻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명상을 통해 깨닫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생사를 건 스파링을 통해
깨닳음을 얻는것이다."



압천찡이 말을 끝마치고 눈을 뜰 무렵 압천찡의 앞엔 피에 절은 홍의를 입은
젊은이가 위풍당당한 풍채를 풍기며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