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원점수 기준으로 전과목 만점을 맞은 학생이 나왔다.

주인공은 서울 환일고에 재학 중인 박창희(18·사진)군. 10일 발표된 성적표에 따르면 박군은 언어, 수리 가, 외국어, 과학탐구 등 전 영역에서 단 한문제도 틀리지 않았다. 비교적 쉽게 출제돼 만점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 물리Ⅰ을 제외하고는 전부 100%다.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표준점수로는 총 710점을 받았다.

만점 비결에 대해 박군은 “그냥 평범하게 공부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박군은 “EBS문제집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며 “EBS방송을 보진 못했지만 문제집은 다 풀었다”고 말했다. 탐구 영역은 학교 수업을 위주로 공부했고 외국어 영역도 문제집을 풀며 모르는 부분을 반복 학습했다고 한다.

특히 수능을 앞두고 평소 가장 자신이 없던 언어영역에 대한 집중 공략에 나서 이번에 처음으로 만점을 받았다. 수면은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취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싱체육관에서 친구들과 스파링을 하며 재충전했다.

서울대 의예과 수시 모집에 지원해 오는 13일로 예정된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박군은 “아직 대학에 합격한 게 아니어서 경황이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박군은 “구체적인 전공 분야는 대학에서 더 공부를 한 뒤 결정해야겠지만, 앞으로 열심히 운동을해 세계적인 프로복서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박군에 대한 학교내 평판은 무척 호의적이다. 이경옥 담임교사는 “보통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이기적이기 쉬운데, 창희는 ‘이렇게 완벽한 아이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실하고 운동도 잘하고 착한 학생”이라며 “교우관계도 좋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예의바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사는 또 “수업 태도가 뛰어나 다 아는 내용이어도 처음 듣는 듯한 표정으로 수업 시간에 집중한다”면서 “다른 선생님들도 근래에 보기 드문 뛰어난 학생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전했다.

박군의 아버지는 현재 모 방송사 사회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아버지는 “표준점수로는 우리 아이보다 점수가 좋은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며 “축하는 감사하지만 아직 합격 전이라 모든 게 조심스럽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훈련시간과 공부시간 어떻게 나눠야 할지 고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