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횽들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미키 루크라는 꽃미남 배우가 있었어.

\'9½ Weeks\'라는 영화를 통해 전세계적인 섹시스타로 떠오른 그.

아...90년대 초중반까지만해도.

\'미키 루...\'까지만 나와도 찔끔 거리는 온냐들이 많았지.

근데 이 잘나가던 배우가 어느날 훼까닥 돈거야.

원래 아마 복싱을 했다던데.

갑자기 프로복싱을 하겠다고 선언한게지.

그게 91년이라니까...52년생인 미키루크가 마흔이 다 되던 때였나봐.

그 후 몇년간 라이트 헤비급(또는 미들급?)으로 뛰면서

10전 이상을 했다던데 어느 정도 잘 했는지는 모르겠어.

(사실 난 복서로서의 그의 커리어를 잘 몰라. 아는 횽 있음 설명을 좀 해줘)

하지만 상식적으로..

마흔 다되어 본격 선수 생활한 사람이 얼마나 잘했겠어?

그냥 자신의 꿈이었던게지.

하지만 그는 그 꿈을 실현하는 대가로

인생을 확실히 날려버렸어.

재산도 다 날리고,

복싱과 직접 연관이야 없겠지만 폭력 전과도 얻고,

마누라는 마약 중독자가 되어 도망가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배우로서의 경력과 그 잘난 얼굴을 제대로 날려버렸어.

(부상과 성형수술이 누적되어 그랬다지?)

그리고 오랜 시간을 침묵하던 그가 다시 대중 눈길을 얻게 된 역할은

영화 씬시티에서 추한 얼굴의 괴물 캐릭터인 마브 역할이었어. 

헐리웃을 대표하던 꽃미남이

이제 괴물을 연기해야 어울리는 배우가 된거야.

참 이 사람의 인생 자체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 영화관에서는

미키 루크가 주연을 한 영화 \'더 레슬러\'가 개봉중이아.

늙은 레슬러가 마지막 불꽃을 링에 바친다는 내용이야. 

주인공인 퇴물 레슬러 \'랜디 더 램\'의 이야기 속에서 

미키 루크의 삶이 보인다는 말은 그만했으면 해.

당연하잖아? 

바로 그런 이유로 미키 루크를 쓴 영화인데!

아무튼 세기의 절정 꽃미남에서

헐리웃 최고의 흉물 배우로 거듭난(?) 미키 루크에게

이 처럼 어울리는 영화는 없었을거 같아.

개인적으로 가장 화려하고 잘나가던 시기에

취미로 해도 그만인 복싱이란 운동에 꼽혀서

배우 인생을, 그리고 그냥 인생을

쓰레기통 속으로 거침없이 던져버린 미키루크.

아. 그는 정말 남자야.

---- 여기까지 미키 루크 찬양 ----

이제 조금 다른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자 해.

영화를 본 횽들이 있는지 모르겠고,

또 봤으면 나와는 생각이 좀 다를 수도 있을거라 생각해.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기대와 배신\'의 영화라 생각해.

영화 속에서 주인공 인 \'랜디 더 램\'은

인생을 배신하고, 또 인생에 배신당해.

가족을 배신하고,

또 가족에게 버림받지.

링을 제외한 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사회 역시 링 밖에서의 그에게 적절한 역할을 주지 않아.

사랑을 느끼던 여자에게까지 못할 소리를 하고,

결국 그 여자가 마음을 열었을 때도 그 마음을 받아주지조차 못하지.

심지어는 그가 평생 가꿔온 몸마저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예전처럼 움직여주지 않지.

그렇게 인생 막장을 향해 마하 3.0으로 달려가던 그.

그는 인생에 막장에서 찾아낸거야.

그가 배신하지 않았고,

그를 배신하지 않았던 한 가지를.

그것은 레슬링이었어.

그리고 언제 멈출지 모를 심장을 가지고

링 위에서 그의 최고의 기술인 \'램 잼\'을 하려 해.

거기서 죽어도 좋다는 심정으로.

아. 울뻔 봤다.

이제 아저씨가 다 되어 이런 영화가 땡기는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이 영화를 보고 내 스스로를 돌아보려 해.

나는 과연 내가 배반하지 않고,

배반당하지 않을만한 일을 \'업\'으로 삼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가?

누구나 폐인이라고 생각할만한 주인공.
과연 그를 손가락질 할 만큼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가?
내 인생에는 과연 주인공의 레슬링만큼 열정을 쏟았던 그 무엇이 있는가?

반성의 시간을 갖게되네.

간만에 쨘한 영화를 보고.

끄적거려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