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별명은 \'작은 거인\' \'귀여운 악마\'였다. 정신없이 쏟아내는 소나기 펀치가 트레이마크 였다. 평소에는 천진하게 웃는 얼굴이었다가 링에만 올라가면 악마로 변했다.

주니어플라이급의 한계체중은 48㎏ 980g. 당시 체중이 59㎏이던 링에 올라가기 위해 매번 10㎏을 빼는 살인적인 감량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당시 사우나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감량법이었지만 그는 운동만으로 살을 뺀 것으로 유명하다.

새벽에 로드웍을 할때면 "뒤에서 차가 나 좀 안받아주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현재 그의 체중은 70㎏. 운동이라면 이제 신물이 나 운동과는 담을 쌓고 있고 유일한 운동이 사업상 배운 골프다. 실력에 대해서는 "운동신경이 없는지 상당히 많이 친다"며 "말하기 쑥쓰러운 스코어"라고 말했다.

17차방어까지 그에게 도전했던 선수들의 면면은 만만치 않았다. 15·16차 방어전 상대였던 레오 가메스(베네수엘라)는 유명우의 은퇴 이후 4체급을 석권할 정도로 강한 선수였다. 1·8차 방어전 상대였던 호세 데 헤수스는 KO율이 70%를 넘던 돌주먹이었다. 3·12차 방어전에서 맞붙었던 마리오 데마르코는 화려한 테크니션이었지만 유명우의 소나기 펀치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이런 상대들보다 더욱 잊지 못하는 선수는 바로 손오공이다. 조이 올리버와의 타이틀전이 성사된 85년 당시 권투협회에서 "유명우로는 약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챔피언 도전자 결정전을 치르자고 결정이 됐고 상대가 바로 손오공이었다. 당시 손오공 선수의 인지도가 유명우보다 높았고 세계랭킹도 더 위였다. 유명우는 손오공을 제압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고 더 유명해지는 기회가 됐다.

유명우는 "나는 복싱의 황금기 때 권투를 하는 행운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너무 환경이 열악해 후배들에게 죄스럽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선배 권투인이 되겠다. 내 손으로 남자 세계챔피언을 만드는 것이 제2의 인생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