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민준식 기자의 분석] 국산차 미국에서의 비교

드디어 중형세단의 가격이 3000만원을 돌파하였습니다. 이제 외제차보다 더 비싸다고 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외국사이트에서 본 현대 쏘나타의 충격적인 가격표를 보이며 미국서는 2만불도 안 하는 차를 국내에서 3천만원을 받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약간 조사 해보고 계산기를 한 번 두드려보았습니다.

일단 국내 차량 가격에 대해 들여다 보도록 하지요.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자동차 가격은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장도가격(출고가격)의 10%에 달하는 개별소비세가 있습니다. 배기량 2000cc 미만의 차량은 이 세율이 5%입니다. 이 세금에 30%에 달하는 금액이 교육세라는 명목으로 붙습니다. 전체 세율로 따지면 약 3%이지요. 그 세금과 출고가격을 합산한 금액에 10%가 흔히 알고있는 부가가치세입니다.

쏘나타 2.4모델의 경우 차값의 약 24%가 세금입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차 값은 우리나라랑 많이 다릅니다. 일단 차에 세금이 거의 붙지 않습니다. 차값은 순수한 차값입니다. 수입을 할 경우 2.5%의 관세가 포함되어 있고 연비가 낮은 차량에 일정비율의 Gas Guzzler Tax와 차량가격이 4만달러 이상이면 붙는 Luxury Tax정도가 전부입니다. 쏘나타의 경우 미국에서 생산되어 관세가 없고 다른 세금부과 대상이 아닙니다. 즉 판매가격이 바로 공장도(출고가격)입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쏘나타와 한국에서 팔리는 쏘나타의 가격을 한 번 비교해 보죠.

미국형 쏘나타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은 GLS모델인데 2.4GDI엔진이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오토매틱이 아니라 수동변속기입니다. 편의장비는 국내에 팔리는 택시모델만도 못합니다. 심지어 알루미늄휠도 없습니다.

미국모델도 풀옵션이 있습니다. LIMITED 모델인데 2만8천달러 정도 합니다. 국내 풀옵션모델과 비교하면 크루즈컨트롤이 추가되지만 HID는 없습니다. 기타 에어백 등 안전장비는 동일합니다.

국내 쏘나타의 2.4풀옵션모델은 3천만원이 살짝 넘습니다.

이 두 차종이 탑재장비나 옵션이 가장 흡사합니다.

그럼 계산기를 한번 두들겨보겠습니다.

미국형쏘나타의 원가(현대차가 딜러에 공급하는 가격)가 약 2만6천달러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3000만원 정도 됩니다. 세금이 전혀 들어가있지 않는 순수한 차량가격입니다.

국내형 2.4모델의 차값을 3090만원으로 보고 세금을 뺀 가격을 환산하면 2490만원이 나옵니다.

잠깐만요!!! 분명 미국서는 2만 달러도 안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3천만원을 받는다고 했죠?  그런데 어떻습니까?  오히려 미국이 더 비싸네요….

미국에는 10년 무상보증을 준답니다. 우리나라는 3년이지요. 그런데 그 10년 무상보증 뭐를 해주는지 아십니까? 엔진블록, 피스톤, 크랭크축 등 엔진 본체와 트랜스미션 본체입니다. 클러치같은 동력전달장치는 제외이고요. 모든 것을 다 고쳐준다는 보증기간은 미국도 5년입니다. 그게 우리나라는 3년이지요. 미국서 10년간 보증해준다는 엔진변속기는 우리나라도 6년간 보장해줍니다.

아무리 몇 년 더 보증수리를 해준다 하더라도 그 기회비용이 500만원을 넘을까요?

옵션이나 안전장비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위에 사례로 든 것은 가장 비슷한 옵션 가장 비슷한 안전장비가 들어간 모델을 비교한 것입니다.

국 내외 가격 차에 대한 언론이나 인터넷의 비난글을 보면 그쪽의 가장 싼 가격과 이쪽의 가장 비싼 가격을 비교해놓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본형은 2000만원이 안합니다. 세금 다 포함해서요.

정말로 세전가격이 궁금하시면 가격표에서 장애우용 차량의 가격을 한번 보십시요. 그 가격이 세금이 빠진(우대된) 가격입니다.

<U>차값이 비싼 것에 대한 불만을 메이커에 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차값의 18~24%를 꼬박꼬박 내는 것도 모자라 번호판을 달 때에 또 5%가 넘는 취등록세까지 내야하는 우리나라의 왜곡된 세금부과체계에 불만을 표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U>

제가 보기에는 차값 차이의 대부분을 대한민국 국세청에서 가져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겨레신문 카페테리아 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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