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5년전 봄

한창 대학생인 나는 혼자 여행다니는걸 좀 좋아했긔

그때 갑자기 미칠듯히 부산여행이 존나 가고싶어졌어

근데 난 대학생이자나

내지갑을 열어보니 꼴랑 7만원이 내 전재산이고 더이상 돈나올 구멍도 없더군

7만원이면 무궁화호 왕복 끊으면 없어질 돈이거든...

어쩔까 어쩔까 하다가 아 씨밤!!! 하며 잔대가릴 굴렸지

내가 학교다닐때 과가 사회복지학과라

평소 친하게 지내던 손이 좀 오그라들은 장애우 친구 한명이있었다.

"친구야 내가 널 필요로 한다"

"헐 슈발 내가 도움이 될때가 있다니"

"깔끔하게 중앙역가서 기차표 한장만 끊자 오늘 식권은 내가 살께"

"난 절대 식권때문에 그러는게 아니라능 친구의 의리때문인거라능"

"아놔 새킼ㅋㅋ"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중앙역가서 장애인 복지증 제시하고 무궁화 왕복을 끊으니

2만 3천 몇백원이더군

드디어 차편이 해결됬다는 생각에 존내 설렘

드디어 시험 끝나고 출발 당일날

당시 평소에 니뽄간지를 좋아하던 나는 당시 유행했던 라이방 선글라스를 주로 쓰고다님

내가 간 코스가 수원에서 타서 대각선으로 쭈욱 부산까지 가는 그런게 아니라

2박 3일 코스중 하루라도 잠자리 돈을 아껴보잔 심산에 저녁9시에 청량리에서 타서 강릉찍고

6시 반쯤에 해운대로 도착하는 ㄱ 자 코스였음

그렇게 라이방 선글라스에 비니를 쓰고 청량리역에 간드러지게 나타난 나

기차여행의 백미라 할수있는 내 옆자리엔 혹시나 쭉빵 미인이 타지 않을까 존나 두근 두근거렸지만

보자기 보따리든 구부정한 할머니가 앉음 슈발...

그러고 기차를 탔는데 의자를 재끼고 수면좀 취해볼려고하니

천장에 불빛들이 존나 강렬한거야 

수면안대가 없어서 라이방 선글라스를 끼니 한결 낮드라

그렇게 잠들다가 얼마뒤에 무슨 소리가 들려서 깨니 차장이 표검사 하고있드라 슈발

갑자기 머리속이 하얘짐 왜냐하면 장애인 기차표에는 대문짝만하게 장애인용이라고 써져있음

그래서 일부로 밤기차는 표검사 안할줄 알고 뽑아낸거였는데

아 슈발 걸리면 30배인데 좆됬다 좆됬다 할무렵 차장이 바로앞까지 옴

할머니부터 검사하고 내쪽을 보며 표를 요구함

난 덜덜 떨리는 손으로 표를 줄수밖에 없었지

표를 받아든 차장은 흠칫 놀라더니 표와 나를 번갈아보며 존나 의심하기 시작함

"이거 너님표임?"

"그렇슴..."

"복지증좀 제시해주시죠"

존나 싸늘하게 쳐다보며 복지증을 요구하는 차장을 보며 머리속이 하얘졌지만 순간 번개같은 생각이 뇌리를 강타






쓰고있던 라이방의 한쪽을 내리고 지그시 감은 눈을 파르르 떨며

"저 한쪽눈이 실명이라서요. 선글라스 일부로 쓰고있는건데..."




차장 갑자기 화들짝 놀라고 내가 존나큰 잘못을했구나란 표정으로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하드라

옆에 있던 할머니도 존나 깜짝 놀랬는지

"학샹 장님이였어? 아이고 어쩐지 이야밤에 왜그런걸 끼고 다니나했더니..."

하면서 나 젊은대 딱하다고 보따리에 갈무리 해논 백설기떡 한뭉치를 나에게 줌

난 그할머니를 실망시킬수 없어서 백설기를 야금야금 먹으며 중학교때 사고로 눈다쳐서 장애인이라고 썰품



그렇게 내 21살 부산여행은 날 장애인으로 만들었다.

레알100% 실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