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연비 좋은 신차 많아져 올 7월까지 판매 비중 11%대… 하락 10년 만에 점유율 반등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락세를 이어오던 미국차 점유율이 바닥을 쳤다. 미국차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덩치만 크고 기름 많이 먹는 차\'라는 인식 때문에 유럽·일본차에 비해 판매가 밀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능과 연비가 좋은 신차가 발매되면서 실적이 일부 회복되고 있다.

30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차의 판매 비중은 11%. 작년 평균 10.1%보다 소폭 늘었다. 증가 폭은 작지만 해마다 감소하던 추세를 뒤집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998년 전체 수입차 중 59.1%에 달했던 미국차 비중은 2000년 28%, 2004년 15%, 2009년 10.1%로 계속 추락했었다. 포드코리아 한봉석 이사는 "올해는 미국차의 점유율 하락세가 확실하게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능·장비는 대폭 향상, 값은 그대로

포드코리아는 스포츠카인 머스탱 쿠페와 컨버터블의 개선 모델을 지난 26일 출시했다. 성능과 연비가 향상돼 완전히 신차를 보는 느낌이다. 기존 머스탱 쿠페는 4L(리터)라는 엄청난 엔진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최고 출력이 경쟁모델인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배기량 3.8L·303마력)보다 90마력이나 낮은 213마력이었다. 연비도 제네시스 쿠페(L당 9.2㎞)보다 떨어지는 L당 8㎞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1년형은 구형보다 배기량이 줄어든 3.7L 엔진을 얹고도 출력은 40%나 향상돼 305마력에 달한다. 연비도 L당 9.2㎞로 좋아졌다. 8인치 터치스크린식 한국형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음성인식 통합정보시스템인 \'싱크(SYNC™)\', 하드디스크에 MP3 2400곡을 저장해 들을 수 있는 주크박스,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 실내조명과 계기판 조명색을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마이 컬러(My Color)\', 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은 \'올글래스 루프\' 등 편의장비도 호화롭다. 값은 구형보다 300만원 오른 4200만원으로 국산 경쟁차와도 비교 가능한 수준.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정통 험로(險路)주행차인 지프 랭글러는 올해 1~7월 288대 팔려,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했다. 야외 레저활동이 늘면서 랭글러 같은 미국 험로주행차의 전통을 간직한 모델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GM코리아의 CTS 3.0도 인기다. 최고출력 275마력의 고성능 후륜구동세단으로, 현대차 제네시스 3.3보다 출력은 높으면서도 값은 4780만원으로 별 차이 없다. 내·외장이 고급스럽고 끝마무리 수준도 뛰어나 기존 미국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꿨다. CTS 3.0은 1~7월 256대가 팔려, 같은 기간 GM코리아 차종 중 유일하게 200대를 넘었다.

◆가을 이후 쏟아지는 신차 기대해 볼 만

크라이슬러는 신형 그랜드 체로키를 10월 출시한다. 험로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편의장비를 고급화했다. 값은 6000만원대에서 5000만원대로 내릴 예정이다. GM은 고급세단 CTS의 쿠페 버전인 CTS 쿠페 3.6을 11월 내놓는다. 디자인이 메르세데스벤츠 CLS처럼 역동적이고 고급스럽지만, 값은 CTS 3.6(6380만원)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내년 4월 등장하는 신형 익스플로러는 포드가 새로 개발한 배기량 2L 친환경엔진 \'에코부스트\'를 얹어, 중형 SUV를 움직이는 데 충분히 강력한 힘을 내면서도 연비는 국산과 일본 경쟁차보다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인 쏘나타·K5·SM5와 정면승부하는 3000만원대 초반의 중형세단 퓨전도 내년 4월 등장한다.

 

[최원석 기자 <U>ws-choi@chosun.co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