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세를 몰아 국내 준대형 자동차 시장에도 가격·성능 면에서 최대한 맞춤형 전략을 펼친다는 게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의 의중이다. 이런 의지는 이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알페온은 ‘근본’이란 뜻의 Alpha와 ‘영겁(영원한 세월)’이란 뜻의 Eon을 합친 말로 ‘영원히 명성을 누릴 최고의 프리미엄 세단’이란 의미. GM대우의 대부분 차종들이 내년부터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나올 예정이지만 알페온은 특유의 로고를 라디에이터그릴에 박고 사실상 독자 브랜드와 같은 느낌을 줄 예정.

그렇다면 어떤 점이 종전 준대형 차량과 다를까.

우선 ‘동급 최초’ 사양이 많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도로 사정에 맞춰 움직이도록 고안된 어댑티브·높낮이 자동조절 기능의 HID 제논 헤드램프, 좌석의 열기를 빨아들이는 이른바 흡기 기능의 벤틸레이션 시트, 버튼만 누르면 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뒷좌석 독립 에어컨(Tri-Zone 에어컨), 이오나이저 공기청정기, 터치식 도어핸들(스마트키),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TPMS) 등이 그것이다. 운전의 편의성은 물론 뒷좌석에 앉은 사람 역시 최고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 잠재 고객이 될 전문직 오너 드라이버나 기사가 운전하고 주로 뒷좌석에 타는 CEO들 모두를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GM대우에서 배포한 자료에 언급된 비교 대상 차량들에 그 실마리가 있다. GM대우는 렉서스ES350, K7, 제네시스, 그랜저TG, SM7 등과 제원, 엔진, 서스펜션 등을 놓고 비교하도록 해뒀다. 특히 아카몬 사장은 “국외에서는 ‘렉서스 킬러’로 통했으며 국내에서도 제네시스를 비롯, K7과 그랜저 고사양 모델이 직접적인 경쟁 차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해보면 10월에 출시될 2.4모델은 같은 배기량의 K7과, 이번에 출시한 3.0모델은 제네시스BH330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 관계자는 “제네시스보다 싸고, K7·그랜저와 가격은 비슷한 데 비해 기능과 정숙성은 한층 낫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 이런 점이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는지 이미 사전 예약자만 1000명을 넘겼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페온2.4모델(CL240 기준)은 K7(VG240 기준)보다 넓은 실내공간에 최고출력도 2.4SIDI엔진을 장착해 185마력을 낸다. 이는 K7(180마력)에 앞선다. 하지만 연비(km/ℓ)는 10.6으로 11.8의 K7에 밀린다. 가격 역시 알페온2.4가 160만원 비싸다. GM대우 관계자는 “가격만 놓고 보면 비싸다지만 3.0모델과 같은 차체에다 버튼식 스마트키, 뒷좌석 독립 에어컨 등 차이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알페온3.0모델과 제네시스BH330은 어떨까. 크기는 제네시스가 전반적으로 크지만 전장에서는 오히려 알페온이 더 길어 눈으로 보면 큰 차이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 여기에 배기량 3000㏄지만 최대출력이 263마력으로 배기량이 더 큰 제네시스(262마력)를 앞서는 데다 가격도 10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게 GM대우의 입장이다. 아카몬 사장은 “알페온을 시작으로 1년 안에 8개 차종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