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운전기사를 만났다.

지난 25일 저녁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회장단회의에 이건희 회장이 입장한 뒤 잠깐의 여유시간.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와중에 이건희 회장의 애마 \'마이바흐\'가 눈에 띄었다. 시가 7억5000만원짜리로 국내에 6대 밖에 없다.

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는데 운전석이 열리면서 건장한 체격의 운전기사가 나왔다.

185cm쯤 되는 큰 키에 건장한 체격, 영화배우같은 시원시원한 마스크가 인상적이다. 보디가드를 겸하는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건희 회장을 가장 지근에서 모시는 운전기사는 어떤 사람일지 호기심이 일었다.

인터뷰 요청을 하자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피한다. \'저~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했더니 "뭘 그런걸 물으세요"라며 말을 막는다.

"언제부터 회장님을 모셨습니까"는 물음에 "별로 안됐어요"라고 말하고 자리를 뜬다.

이럴 때 발동하는게 기자들의 오기다. 화장실까지 쫓아가며 말을 붙여봤다.

"회장님은 이동 중에 뭘 하시나요?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시겠죠?"

"평소엔 보통사람이랑 똑같죠" 겨우 한마디 들었다.

"외출도 자주하시나요. 어디를 주로 다니시죠" 했더니 "고생 많으십니다"고 인사를 꾸벅 한다.

역시 철저한 \'삼성맨답다\'는 생각이 든다. 총수를 지근에 모시는데 입이 가벼우면 큰일이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이사급 대우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재벌 총수들은 운전기사에 꽤 괜찮은 대우를 해준다. 회장의 신변을 보호하고 회장을 가장 옆에서 지키는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의 고급세단 마이바흐(사진=임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