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1일 금요일(Friday) 날이 밝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전날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한민국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본다는 평가원 6월 모의고사 날이었습니다.
한국인은 3이라는 숫자를 참 좋아합니다. 내기를 해도 삼세판을 하자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지금 삼수를 하고 있나봅니다.

공교롭게도 제 모의고사 점수도 333 점 이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와서 마셨던 공기는 너무나도
상쾌했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이 들어 입이 귀에 걸렸었습니다.

아 이제 불과 5달 뒤면 수능도 보고 공부 열심해서 좋은 대학도 가고,
돈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들떠서 벌써부터 흥분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사회의
일원으로써 휴대폰은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부모님의 도움으로 휴대폰 매장에 나갈수 있
었습니다.

그때 당시 스마트폰이면 T옴니아2 가 주름을 잡던 시절이라
옴니아2를 사고 싶었지만, 휴대폰 매장 아저씨가 말씀하시기를
"에이 스마트폰 보급되려면 3년정도 있어야 되요" 라고 말하셔서
나는 그럼 뭐가 좋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재수공부를 하면서 핸드폰 뭐살까
항상 고민만 했지 실제 매장에 나와보니 인터넷에서
보던것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때 마침 매장아저씨께서
이것을 가지고 가면 학교 입학해서 쓰는데 주목받고 무난할꺼라며 
듀퐁폰을 권해주셨습니다.

나는 의아했지만, 정말 이것을 가지면 무리속에서 뒤쳐지지 않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저씨는 주목받지 못하면 다시 가져오라고 너털웃음
을 지으셨고 나는 그 아저씨의 후덕함에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2개월
이 흘러 막판 스퍼트를 위해 재수학원에 등록을 하였는데...

나보다 1살 어린 동생들은 스마트가 아니면
폰을 끄내지도 말라는 마인드였습니다. 나는 첫날부터 핸드폰을 가방에서
끄낼수 없는 슬픔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이 내 발목을 
잡다니 스티븐잡스와 휴대폰매장아저씨가 원망 스러웠습니다.

혼자 공부 할때는 핸드폰이 필요없었기에 꿀릴게 없었는데.. 학원에 나와서 꿀리다니
지금도 혹시나 내핸드폰을 쳐다볼까 두려워 핸드폰을 숨기기 바쁜 일상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지금도 전화를 받을때 건물에서 지하주차장 까지 뛰어가서 
전화를 받곤 합니다.  

듀퐁은 연락없는 고요함에 슬퍼서 울고, 나는 연락도 오지 않는 폰이지만 스마트가
아니라 웁니다

오늘은 정말 슬픈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