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5억달러(5800억원)를 들여 연산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미국 중국 인도 터키 체코에 이은 현대차의 6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 공략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2012년 이 공장 생산능력이 최대치에 달하고 브라질 공장(10만대) 및 현대차 중국 3공장(40만대)까지 준공되면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7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서쪽 외곽 카멘카 지역에 위치한 공장에서 이날 열린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엘비라 나비올리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이윤호 러시아 대사 등 7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실세 총리인 푸틴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처음 생산해 낸 `쏠라리스` 1호차 운전석에 직접 올라 행사장을 한 바퀴 돌았다. 조수석에는 정몽구 회장이 동승해 차에 대해 설명하고 짧은 시승을 마친 후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쏠라리스 보닛에 흰색 펜으로 사인했다.

푸틴 총리는 "현대차가 금융위기 중에도 2008년 6월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약속대로 이행해 준공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연방정부와 주정부 모두 앞으로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성공적으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에 정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푸틴 총리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하면서 "러시아 고객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차를 생산해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1.4ℓ, 1.6ℓ 엔진 2가지 모델로 생산하는 쏠라리스는 신형 베르나의 러시아 전략형 모델이다.

라틴어로 `태양`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 유명 영화감독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대표작 `쏠라리스(1972년)`가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작명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겟츠(한국명 클릭)를 소형차 부문 판매 1위에 올려놓고 있는 현대차는 겟츠 상위 모델인 쏠라리스로 중소형차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아 러시아 수입차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 회장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외국 자동차업계 중 최초로 프레스 공장을 설치해 종합 자동차 생산 공장의 면모를 갖췄다"며 "11개 동반 진출 협력사와 함께 5300명의 고용을 창출해 러시아 자동차산업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판매 예상대수가 7만5000대인데 내년에는 최소 13만대에서 최대 15만대까지 팔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세웠다.

2009년 기준 세계 10위권인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이미 기아차가 기선을 잡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판매 실적을 보면 국영 기업인 아브토바즈가 점유율 28%를 차지하고 있고 기아차가 GM, 르노, 포드 등을 누르고 외국 브랜드 1위인 6.2%에 올라 있다. 현대차는 8월까지 4.7%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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