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SF\' 영화가 탄생했다. 감독은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누룽치\'다.

  지난달 24일 디시 영화 갤러리에는 이용자 \'누룽치\'가 작성한 "형이 만든 영화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누룽치(이응일 감독)는 2분 14초의 영화 \'불청객\'의 예고편을 올리고 자신이 만든 영화가 곧 개봉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부터 반지하 자취방에서 살면서 찍은 영화"라고 \'불청객\'을 설명한 뒤 "\'잉여 SF\'라고 타이틀을 달고 싶은데 홍보팀장 격인 다른 형이 좀 반대한다. 진짜로 잉여처럼 살면서 찍은 영화"라고 전했다. 영화 속 배우들도 같이 살던 형들로, 실명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누룽치에 의하면 \'불청객\'은 지난 2007년 제작이 완성됐으나 후반 작업비 마련으로 2년간 방치된 상태였다. 그러다 2009년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 영화를 편집해 부랴부랴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 출품했고, 이를 통해 배급사와 연결되면서 극장 개봉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미 지난 30일부터 이화여대 근처 필름 포럼에서 단관개봉 중이다.

 누룽치는 "예고편에 네티즌들이 댓글에 욕을 해놨는데, 사실 좀 엉망으로 보이는 영화이긴 하다"라며 "PD-150으로 찍었고, 조명도 삼파장 스탠드 세워놓고 찍고, CG도 조잡하고… 프로덕션 밸류로는 많이 딸리는 영화"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러나 "나름 다른 매력이 있는 영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고무인간의 최후\'와 비슷한 과정으로 탄생한 괴팍한 B급 인디 SF 영화라 하면 될 것"이라며 "비록 내 영화지만 \'고무인간의 최후\'보다 더 시네마틱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를 만든 것이 영감의 원천이랄까 디시의 덕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영화는 \'이 영화를 디시인사이드에 바친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불청객은 고시생 진식과 취업준비생 강영·은식이 함께 살고 있는 자취방에 4차원 포인트맨이 나타나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은행과 계약이 성립됐음을 알리며 세 사람을 납치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누룽치\'의 글은 1일 힛 갤러리에 올라가면서 디시 이용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의 게시물 아래에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 보고 싶다" "이거 영화 소개프로그램에서 보고 당황했는데 디시인 거였네" "정말 본인이 만든 거임? 대박"이라며 영화에 관심을 보이는 이용자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예고편에 \'피리 부는 소년\'과 \'고자라니\'를 패러디한 장면이 등장하자 이용자들의 호기심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