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한전)은 24일 서울 관악구 사당동 구역전기사업자인 케너텍에 대한 전기공급을 25일 정오를 기해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케너텍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사당동 우성아파트 등 4개 단지에 전기가 끊기게 된다. 케너텍이 2달째 전기요금을 한전에 납부하지 않은 게 배경이다.

구역전기사업이란 사업자가 열병합 발전기를 공급구역내에 설치해 전력과 열을 생산한 뒤 고객에게 공급하는 제도로 2004년 7월 도입됐다. 전기공급을 다양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이 제도에 따라 현재 전국 11곳에서 구역전기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전기와 열을 공급하고 있다. 전기사업법상 한전은 구역전기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가구에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

케너텍은 지난해부터 경영난이 심해지자 직접 열병합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대신 한전에서 전기를 구입해 각 가정에 재판매해 왔다. 한전은 해당 가정에 전기 공급이 끊길 경우 지식경제부장관의 공급명령이 발동되는 대로 긴급공사에 착수해 빠른 시간 안에 아파트 입주민에 전력이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시범적 전기판매 민영화 사업이나 다름없던 구역전기사업의 부작용이 드러남에 따라 전력산업 민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은 전기료를 제대로 냈음에도 단전이라는 큰 피해를 입게 된 셈”이라며 “전기 판매회사가 경영위기에 빠질 경우 최종 피해자는 결국 일반 시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7월 전기판매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한 ‘전력산업 구조개편안’을 발표했으나, 논란 끝에 시행은 장기과제로 남겨두기로 한 바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