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단골식당이 확장·이전한 사연은?
[머니투데이] 입력 2010.11.03 07:48
      
소공동 롯데호텔 지하1층에서 38층으로 확장 이전해 3일부터 재개장한 한식당 `무궁화`. 지하1층 시절부터 무궁화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수 십 년 단골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짝수 달에는 일본에서, 홀수 달에는 한국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신 회장은 한국에 머물 때면 1주일에도 몇 번씩 이 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신 회장의 무궁화에 대한 애정이 강해 수익성이 없다해도 롯데호텔에서 무궁화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무궁화는 실제로 지하1층 시절, 호텔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품 메뉴인 육개장 한 그릇에 3만 원을 받을 정도로 가격이 비싼데다 호텔 고객 대부분이 외국인이어서 한식 메뉴를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무궁화는 점심시간은 물론 저녁시간에도 빈 좌석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도 무궁화에 대한 애정만큼은 아버지 못지않았다. 무궁화의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소탈한 음식을 자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그러나 무궁화의 음식만 즐기는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무궁화의 변신을 지시했다. 특급호텔에 걸 맞는 모던한 인테리어는 물론 메뉴에도 변화를 줘 `한식 세계화`의 모범 사례로 키우자는 시도였다. 서울 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롯데호텔 38층으로 식당을 옮기고 VIP 고객이 불편하지 않게 별실도 7개로 늘렸다. 최대 3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별실은 각종 행사나 모임에도 불편함이 없게 했다.

메뉴도 육개장 같은 단품 식사는 없애고 코스 요리로 통일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세금과 봉사료를 제외하고 5만5000원∼25만원으로 코스 요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무궁화가 수익성보다는 서울을 대표하는 한식당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660㎡ 규모에 좌석은 90여석 밖에 만들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객단가가 한결 높아져 호텔 수익성 측면에서도 이제 효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 부회장은 지난 1일 확장 이전을 앞둔 무궁화를 방문해 최종 점검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의 단골 식당인 무궁화가 장안의 미식가와 외국 귀빈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롯데호텔 지하1층에서 지상38층으로 확장 이전한 한식당 `무궁화`의 별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