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를 하루 남겨놓고 코엑스 행사장 주변에서 웃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한남성의 결혼 프로포즈 행위를 1인 시위로 보고 연행하는가 하면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명분으로 각종 경찰 장비 뿐아니라양산화 단계도 아닌 시험 단계의 군 장비까지 동원하고 있다. 경호 안전이란 이유로 과도한 통제 아래 놓이면서 갖가지 시민불편사항도 증가하고 있다.

결혼 프로포즈도 1인 시위로 보고 강제연행

10일 오후 1시 30분경 코엑스 동쪽 출입구 인도에서 한 남성과 경찰관들이 실랑이를 벌였다. A씨(33)가 들고 있던 8절기 크기의 도화지 한장이 문제가 됐다.

A씨는 도화지 위에 "아프리카 방송 DJ 김이브님 결혼해주세요"라는 글씨를 손수 써 인도 위에 서 있었다. 경찰은 영화에서 본듯한 A씨의 프로포즈를 제지했다.

A씨는 주민등록증까지 제시해 신원을 확인했고, 경호 안전상의 문제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경찰의 제지가 부당하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경찰은 하지만 아량을 베풀지 않았다.



경찰이 A씨를 제지하면서 내세운 근거는 단 한가지 경호안전특별법이었다.

강남경찰서 경비과장이라고 소개한 경찰관은 "경호안전특별법에 따라 코엑스 주변의 모든 집회와 시위는 원천 금지된다"고경고했다.정부가 경호안전특별법을 제정해 코엑스 행사장 주변에는 모든 집회 시위를 금지시켰는데, A씨의 행위는 1인 시위에해당된다는것이다.

A씨는 자신이 사랑을 고백한 것과 G20 정상회의 경호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할 수없었다. A씨가 도화지를 들고 서 있던곳도 코엑스 출입구 쪽과 30미터 이상 한참 떨어진 인도였고, 시민들의 왕래나 경호안전에는 특별히 문제될 게 없어 보였다.

A씨는 "세계인이 집중된 G20 행사장에서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고 소리를 질렀고 경찰과의 실랑이가 계속되자 이를 옆에서 지켜본 시민들이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웃음도 잠시 시민들은 싸늘한 표정으로 돌변했다. A씨가 오후 2시까지만 자신의 뜻을 알리고 싶다며 양해를 부탁했지만, 경찰이 A씨의 사지를 들고 차량에 태워 강제 연행해버렸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시민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B(40)씨는 "하나의 헤프닝같은데 경찰이 연행까지 할줄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