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아직도 목이 뻐근하고, 최근엔 허리 디스크까지 왔다. 한마디로 만신창이다.

오는 18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까지는 불과 일주일여. 
김기웅 여자대표팀 감독은 "무리하지 말자"며 장미란의 출전을 진지하게 만류했다. 
사고로 동계훈련도 소화하지 못한 까닭에 혹여 다칠까 하는 노파심에서였다.

장미란은 출전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한동안 사색을 시간을 가진 뒤 내린 결론은 "출전하자"였다.

이 소식을 듣고 13일 태릉선수촌을 찾아 장미란을 만났다. 
한 눈에 봐도 지난해 고양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가 아니었다. 당당한 모습이 사라졌다.

재활실을 향하는 그를 잡아 어렵사리 물어봤다. "그동안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세계대회 5연패를 했다. 6년 연속 우승 도전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인가"라고.

장미란의 속사정을 모르는 기자의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그런 게 아니다"라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먼저 올해와 내년 열리는 두 차례 세계대회를 통해 출전권을 따내야 하는데요. 이 세계대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개인 경기가 아닌 팀 경기나 마찬가지에요. 개인 성적을 합산해서 국가별 순위를 매기는데 순위에 따라 국가별 올림픽 출전권이 정해져요. 1~9위까지 4장, 8위에서 10~18위까지 3장, 19~22위까지는 2장 밖에 돌아가지 않아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한국이 출전권 4장을 얻었었는데 이번에 제가 출전하지 않으면 3장으로 줄어들수도 있는거잖아요...."

자신이 이번 세계대회에 불참하면 한국 여자역도의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1장 줄어드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솔직히 이번 대회에 나가지 않아도 아마 저는 별 일이 없다면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거에요. 금메달 가능 선수로 분류되니까 제게 출전 기회가 돌아오겠죠. 하지만 제가 나가면 그동안 수고한 1명은 나가지 못할 거에요. 더군다나 지금 목표로 하는 국가 올림픽 출전권(4장)을 따내지 못한다면 다른 2명이 피해를 볼 거에요. 감독님이나 담당치료사가 지금 몸상태로는 대회 출전은 무리라며 말리셨어요.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결정을 내리니까 홀가분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