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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차 운전자.TXT

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1.29 16:21:53
조회 301 추천 0 댓글 3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지난 여름에 글을 올리고 나서 수개월 만이군요..^^

아고라에는 자주 들어와 수많은 이야기를 봤지만 막상 글을 올릴 여유가 없었네요..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전 영구차를 운전하는 사람입니다. 78년생 말띠, 우리나이로 올해 서른셋이구요.

스물아홉에 동갑내기 아내와 결혼해서 지금은 두아이의 아빠입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대학역시 지방의 모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중퇴하였습니다.

사연이 있었죠.

나름대로 시골에선 그리 부족하게 자라진 않았습니다. 조부께서 물려주신 땅을 부모님께서 잘 일구셔서

인삼농사로 농촌가정이지만 왠만큼 누리면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위로 형과 누나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구요. 전 성적이 안되서 못갔죠.^^;;

아내와는 초교,고교,대학까지 동문입니다.(전 중퇴했지만요..ㅎㅎ) 사람들 전부 그럽니다. 인연이라고.^^

1학년학기초부터 아내와 연애를 시작했고 무사히 1학년을 마치고 육군에 자원입대 하였습니다.

그때가 98년 3월이었습니다. 논산에서 훈련을 받고 전방인 경기도 연천으로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병 정기휴가 14박 15일간 휴가를 받고 나왔는데, 이상하게 집 분위기도 이상하고. 부모님께서

너무 힘들어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군에 있는 막내한테 들킬까봐 내색을 안하신다고는 하셨지만

눈치가 워낙 빠르거든요.

휴가 막판쯤에 알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절친한 친구한테 사기를 당하셨다는것을 말입니다.

나중에 안거지만 약 7억원정도 됐습니다.

모든 재산이 압류되었습니다. 시골에 있던 집까지 전부다 말입니다. 당장 갈곳도 없었답니다.

다행히 아버지 지인께서 어느 동네에 집을 무상으로 구해주셔서 그곳으로 이사를 가셨죠.

부대복귀해서 바로 부사관 지원을 했습니다. 이대로 전역했다가는 부담만 더 드릴것 같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전 그렇게 군생활을 남들 보단 조금 더 하게 되었습니다.

하사 임관하던날. 아버지께서 저에게 미안하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그순간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일병때 지원했지만 병장을 달고 부사관 교육을 들어갔습니다.

5년 10개월.. 제가 군생활을 하면서 잃은 것만은 아닙니다. 같이 근무했던 장교,부사관들과는 지금도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고, 병사시절 친했던 전우들과도 지금도 수시로 연락하며 지냈습니다.

전국8도에 지인들이 널렸다는 거죠.^^ 제주에도 친했던 동기가 있어서 휴가때마다 엄청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ㅎㅎ

 

부사관 4년동안엔 운이 정말 좋아서 데리고 있던 계원(병사)중에 S대 경제학과에 다니던 친구가 있어서

그친구에게 수능시험에 관하여 틈나는 대로 일종의 비밀과외도 받았습니다. 2003년 말년에 수능시험도

치뤘습니다. 다행히 서울에 있는 모 대학, 제가 원하는 학과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정말이지, 그때

기분은 정말 날라 갈것 같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학자금이었습니다. 통장을 보니, 제가 모아둔 돈과

퇴직금까지 합하면 3500만원 정도 되더군요.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독하게 대학생활을 하느냐,

아니면 직업을 갖느냐 .. 가족들에겐 일절 말씀도 못드렸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무조건 보내고 싶어하실텐데

사정이 그러질 못하니, 속상해 하실게 뻔하니 기쁜 소식이지만 차마 말씀 드릴수 없더군요..(나중에 아시고는 역시 속상해 하시더군요. 아버지께서는 눈물까지 보이셨구요..)

 

그렇게 2004년 1월에 전역을 하게 됩니다. 스물일곱살 청년. 부대 인근 전곡읍이란곳에서 30여평 남짓한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업종선택을 위해 서울 시내 돌아다닌곳만 해도 부지기수 입니다. 초보자 이므로 당연히 프랜차이즈 업종을 선택했습니다. 총 자금이 7500만원 정도 들어갔습니다. 당시 건물 보증금이 2500만원이었지만 1000만원만 드리고 1년후에 1500만원 드리기로 하고 계약하고 본사랑 계약때도 약 5000만원 정도

예상 됐지만 2000만원 우선 내고 1년후에 3000만원을 드리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은 미친짓 이었습니다.^^;; 당시 본사 사장님한테 제가 그렇게 장사가 잘될것을 확신하신다면

믿고 공사해주시고 자재 납품해달라고 했습니다. 호탕하게 웃고는 그렇게 하자 하더군요..ㅎㅎ

 개업첫날 매출이 280만원 이었습니다. 첫달매출은 무려 6000만원 정도 였습니다. 당시 정말 먹지않아도

배고프지 않았구요. 코피를 몇번 쏟았습니다..^^;; 4개월정도 지난후 부터는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2500만원~3000만원 정도 꾸준하게 나왔습니다. 6개월 장사하고 나서 가게 보증금과 본사에 줄돈 다 갚았

습니다. 속이 아주 후련 하더군요..^^  일년후 형님 결혼할때도 아버지가 해주는 돈으로 하고 3천만원 보태 드렸고, 누나가 시집 갈때도 1000만원 정도 보탰습니다. 살짝 아까운 기분도 있었지만 ^^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결혼을 약속한 아내가 이해해 주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의 남은 빚청산까진 못했지만 고향에 28평 아파트를 사드렸습니다. (시골이라 비싸진 않습니다.)

2006년 4월에 그 가게를 1억원에 넘기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처가의 반대가 좀 있었지만

 잘 이해해주신 덕분에 5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장인,장모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의 20대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습니다. 정말 친했던 친구들 조차 만날 시간도없이

21살에 군대가서 29살에 고향으로 내려올때까지 저에게 여유라고 없었던 것같습니다. 2년동안 장사하면서는 단 하루도 쉬지 않았습니다. 명절때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운이 좋은건지 그해 9월에 고향에서 갈빗집을 오픈했을때도 불경기에도 제 가게 만큼은 그리 불경기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같이 일하던 아내가 출산을 하고 주방일을 봐주시던 제 어머니도 당뇨가 생기시

면서 식당운영에 관해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식당을 하니 인건비를 줄이려고 온가족이 매달리니

너무 힘들어 하더군요. 가게를 정리하기로 맘먹고 08년 5월에 두번째 가게를 팔았습니다.

막상 취직을 하려니 지방대 공대 중퇴생이 갈곳은 정말 마땅치 않았고, 아내는 시간을 두고 공무원 시험

이라도 준비해보라고 했지만, 어느새 두아이의 아빠로서 마냥 세월을 보낼수는 없기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시작한 일이 캐딜락 영구차입니다.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2년 반정도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고 지난 9월부터는 45인승 버스 영구차를 추가로 구입 하였으며, 밤에는 조그맣게 안창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알바 한명 두고 있고, 아내도 올해 둘째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직장에

나가고 있습니다.

 

스무살 즈음에 겪었던 집안의 불행을 나름 가족애로 극복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형님은 형님대로 더

열심히 공부하여 장학금으로 대학및 대학원을 마쳐 지금은 살만 하다 느끼고 누나도 좋은 매형 만나서

잘 살고 있습니다.  올해로 칠순을 맞으신 아버지께서도 소일거리로 아파트 경비일 하시면서 손주들

용돈 주시는 재미로 살고 계십니다. 말려도 굳이 하시겠답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인생은 한번 살아 볼만 한거라구요.. 누구에게나 힘든 시련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구차일을 시작할때 역시 주변의 반대가

많았지만 아내만 이해해 준다면 괜찮은 직업이라고 생각했기에 시작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굴곡없는 삶. 누구나 바라겠지만 너무 평온하기만 하다면 약간은 지루하진 않을까요?.ㅎㅎㅎ(농담입니다.)

 저역시 언제까지 이 영구차 일을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늘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

 아들로서의 바람은 부모님과 장인,장모님께서 건강하게 오래사시는 것, 아버지로서의 바람은 우리 아이들

에게  멋진 아빠가 되는 것이고, 남편으로서는 성실하고 든든한  남편이 되는것 입니다.

이만한 꿈을 가지고 산다면 인생은 한번쯤은 후회없이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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