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신혼부부의 혼인관계가 5개월 만에 파탄 났다면 배우자로부터 예단비를 반환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정승원 부장판사)는 A(30·여)씨가 남편 B(30)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A씨 부부는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피해 원상회복비 8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2009년 9월 결혼했다. 혼인 과정에서 A씨의 부모는 B씨 부모에게 예단비로 10억원을 보냈고 B씨 부모는 A씨 부모에게 봉채비로 2억원을 줬다. B씨는 같은 해 5월 자신과 어머니의 명의로 신혼집을 마련했으며 A씨는 신혼집 실내장식 비용으로 4000만원을 지출했다.

B씨의 어머니는 결혼식 직후 A씨에게 6070만원 상당의 스포츠클럽 회원권을 구입해줬다. 하지만 A씨 부부는 가족에게 줄 선물 규모와 액수에 대한 이견, 종교 갈등, 성격 차이 등으로 불화를 겪었다.

결국 B씨는 먼저 이혼 의사를 먼저 밝힌 뒤 본가로 돌아갔고 A씨 부부는 이혼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예단이나 예물은 혼인이 성립하지 않을 때 뿐 아니라 혼인이 단기간 내에 파탄난 경우에도 제공자에게 다시 반환돼야 한다"며 "다만 파탄의 책임이 있는 혼인 당사자에게는 반환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서울가정법원 김윤정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은 예단비를 부모나 친족이 받은 경우에도 1차적 반환 당사자는 혼인한 배우자임을 명백히 한 것"이라며 "단기간 내에 혼인이 파탄된 경우에도 예물이나 예단을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