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클럽으로 떠나라! 클럽은 더 이상 신세대들의 비상구가 아니다. 넥타이맨들도 아줌마도 한번쯤 가고 싶은 그곳. 그곳엔 어떤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는 매주 금요일 압구정 여왕벌 ‘지예의 애프터파티’를 시리즈로 선보인다. 지예는 일주일에 3일 이상 클럽에서 살다시피 하는 클럽마니아. 케이블 채널 tvN ‘러브스위치’를 통해 ‘압구정 여왕벌’이란 애칭을 얻으며 유명세를 탔다. 그가 생생하게 들려주는 클럽 뒷이야기와 클럽에서 화끈하게 노는 법, 그들의 은밀한 속살 얘기까지.

A양(23세)은 소위 ‘강남성골’을 만나는 것이 꿈이다. 사회 지도층 까지는 아니더라도 20대 후반에 안정된 전문직 종자자에, 유복하고 화목한 환경에서 성장해 세련된 매너,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을 갖춘 남자 말이다.

그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강남 클럽 중에 가장 사람이 많다는 한 클럽을 가기로 한다. 그들의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명품스타일의 원피스도 하나 장만했다. 쿵쿵 울리는 음악소리에 심장은 콩닥거리고 드디어 입장! 그러나 그녀 앞에 펼쳐진 광경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딱 봐도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듯 보이는 남자들이 젊은 혈기로 미친 듯 흔들어대고 있었던 것. 그 틈을 비집고 아무리 돌아 다녀 봐도 꿈에 그리던 ‘강남 성골’은 찾을 수 없었다. 꿈에 그리던, 셔츠에 명품 청바지를 입고 브라이틀링 시계를 반짝이며 데낄라를 마시는 남자들은 다 어디 있는 것인가. 게다가 남자 아이들 몇몇은, 촌티를 감추려는 눈물겨운 노력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강남클럽’ 이라고 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가? 강남에는 10개 안팎의 클럽이 영업 중이다. 이 클럽들은 저마다 각각 색깔과 개성이 뚜렷해 그 클럽을 찾는 클러버들 연령 및 구성, 선호도가 다르다.

해외에서 유명 DJ를 초빙하는 것이 특징인 음악 위주의 클럽, 주로 화류계 사람들이 주로 선호하는 클럽, 머리를 드릴로 치는 듯 격렬한 싸이 트랜스 음악이 주를 이루는 클럽, A양이 찾던 것처럼 강남 성골들만 모이는 클럽 등 다양한 개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A양은 몰랐던 것.

A양이 갔던 클럽은 정확히 말하면 ‘강남스럽다’기 보다는 ‘강남역스러운’ 클럽이다.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클럽들은 위치적 특성상 경기도 소도시를 오가는 버스들이 많다. 때문에 아침 6시 즈음이면 클럽 주변 카페들에는 첫차를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가득 찬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첫 차 시간도 맞춰야하고 이왕 3만원이나 내고 들어왔으니 ‘뽕을 뽑자’는 투지로 가득한 친구들이다.

사실 이들이야말로 클럽을 클럽 답게 즐기는 클러버들이지만 결코 A양이 원하는 장소는 아니었다. 결국 김밥 체인점 가서 쉐프가 요리한 미디움 레어 스테이크를 기다린 꼴이다.

그렇다면 A양이 원하는 클럽은 어디에 있는 걸까? 편의상 이곳을 ‘청담동’스러운 클럽이라 하자. ‘청담동’ 스러운 클럽이란, 내부 공간 구조 자체가 다르다. 대게는 1층과 2층이 나누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VIP룸과 테이블이 위치한 2층이 A양이 찾던 그 곳이다.

VIP들만 올라갈 수 있는 2층 공간은 최소한 몇 십만원 가량의 테이블 차지를 지불한 손님과 그의 일행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이 곳에서는 간혹 수천만원어치의 술값이 지불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해 돈 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돈이 없어도 이곳에 입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자격 조건은 분명히 있다. 클럽에서 일하는 매니저들로부터 자신의 매력을 인정받는 것. 물론 그 매력의 커트라인을 통과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청담동’스러운 클러버들이 선호하는 매력은 트랜디하고 세련된 외모가 기본이다.

여기에 적당한 사교성과 소위 ‘놀 줄’은 알지만 결코 과하지는 않은 태도가 필요하다. 사교적인 파티 분위기가 우선인 그들의 프레스티지를 훼손해서는 안된다. 당연히 남자보다는 여자가 그 커트라인을 넘기 좀 더 쉬운건 사실이다.

A양이 원하는 남성을 클럽에서 만나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은 명품 스타일 원피스나 현란한 춤 솜씨 따위가 아니었다. 먼저 클럽 매니저들의 눈에 띌 수 있는 수준의 위 조건들이었다.

물론 이 같은 스킬은 ‘강남역스러운’ 클럽에서 충분히 훈습이 가능하다. 그 기간은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소요된다.

물론 A양 처럼 특별한 목적이 있다면 모를까 이왕에 즐길 클럽 문화라면, 굳이 애써 ‘그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속일 이유는 없다. 애초 근본적으로 배타적인 그들의 문화 속에 단순히 ‘입성’했다고 모든 게임이 끝나는 건 아니니 말이다. 김주원이 길라임에게 빠지는 건 드라마라 가능한 일이다.



글쓴이 지예. 23세. 직업은 작가. 케이블 채널 tvN ‘러브스위치’에 출연하며 ‘압구정 여왕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주일에 최소 3일 이상은 강남 클럽 일대에서 그녀를 목격할 수 있다. 현재 강남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과 놀이문화, 가치관을 다룬 에세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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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클럽 한창 다닐적에 자주 보이던 여자 사람인데...

이런 ㅄ같은 글을 에세이랍시고 쓰고 다니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