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중고교동창을 만났다.
과카드로 조촐하게 쏠려고 서래마을에 와규맛나는 집이있어서 데리고 갔다.
잘먹고 나와서 2차를 가야된데서 왔다.

술을 쳐먹으니 학창시절 얘기가 술술나온다
담임선생 싸대기 잘때리던 선생 착하던 선생 등등
시간가는줄 모르고 수다떨다가

요즘 어떻게 사느냐 부인은 잘있냐
애들은 잘크냐
나보고 결혼은 언제할꺼냐...

돈없어서 못하겠다 했다.
아직은 세후 월급이 300을 넘지못한다. 나이 서른에.
집이 변변찮아 학비대느라 대출받은것도 이제 갚아나가는 마당에 뭔 결혼이냐고 했다.

그녀석이 그러더라.

자기는 좋은 학교 좋은 과 남들과 경쟁해서 이때까지 살아왔다.
나도 너도 우린 공부해서 잘먹고 잘살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때까지 가이드라인 제시해준대로 쭈욱 살아왔고
욕망같은거 학생때는 놀고싶은거 대학생때 지르고싶은거 모든거 참아가며 공부했고
그결과 그냥 월급쟁이다.
이게뭐냐.


내가 그랬다.

넌임마 돈이 재주를 부리는 곳에 있으니 나보다 월급이 몇배는 많지않냐.
나는 병원에 붙어있을수도 나와서 개원할수도 없는 몸이다.

그녀석이 그랬다.

나도 너보다 나은 삶을 살고있다고 말하고싶다.
근데 고3때 우리반 친구A를 봐라.
휴대폰 팔아서 대구 그 조그만 바닥에서
얼마나 잘먹고 잘사냐.
너나 나나 돈앞에선 한낱 초급포식자? 최종피식자 단계밖에 안된다.
나한테 돈을 맡기는 고객들 한번에 30억씩 던져주는데 자살하고 싶더라.
뼈빠지게 주7일로 일해도
나한테 남는건 아무것도 없다.
돈 명예 쉬고싶어도 쉬지못하는 그런 거...

내가 그랬다.
역시 이과는 문과를 이기지 못하네. 내가 너한테 못이겨.
하지만 우리는 돈을 이기지 못하는거 같다.


빅뱅의
dirty cash가 듣고싶다...
이씨발럼들 저노래 할 때까지만 해도
듣보잡 시키들이 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