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후덥지근 하며 찜찜한 날씨의 수요일 입니다.
오늘도 나는 항상 그렇듯 나의 정든 학교로 향했더랬
습니다.  학교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려 첫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향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멀리서 "오빠!"
라고 부르며, 나에게 뛰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속으로는 너무나도 반갑지만 이미 옛날에 한번 차인적이
있기에 애써 못들은척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더 빨리 뛰어와 내 앞길을 막고 생글생글
한 귀여운 미소 를 내게 지으며, "오빠 동아리 하나 드세요"
라고 말했고, 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무슨 동아리를
드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그아이는 이번에 동아리에 들면 같이 공부도 하고
인맥을 넓힐수 있다며 나를 꼬드겼고, 결국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 아이는 내게 옳은 선택을 한거라며
후회 없을 거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래도
그아이가 내가 가입했단 이유로 기뻐하는걸 보니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 점심을 먹고 난 후 학과사무실 앞을 지나
는데 공지사항이 붙어있었습니다. 동아리 모집기간 동안 가입한
사람은 회비 2만원에 주마다 2회 모임을 가진다고 공고가 붙었습
니다.  회비가 2만원이라니.. 먹고 죽을돈도 없는데.. 가입할 때에는
분명 회비얘기는 없었는데.. 그아이가 원망스러워 졌습니다.

해맑게 웃는 구미호에게 간을 선뜻 내준 나는 간이 없습니다.
오늘은 정말 슬픈 날입니다.